제422화
그날 밤에 두 사람 사이에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니.
전부 다 서은채 혼자 꾸며낸 거짓이었다니.
그 순간, 임수아의 가슴을 짓눌러오던 돌덩이가 비로소 내려앉았다.
윤시혁은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고 임수아를 바라봤다. 깊은 눈빛 속에서 단단한 확신이 번졌다.
“나는 단 한 번도 다른 여자와 관계를 가진 적 없어. 처음부터 끝까지 내 곁에 있던 건 너 하나뿐이야. 이제 내 말이 믿어져?”
그 말을 듣는 순간, 임수아는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심장이 덜컹거리며 떨리기 시작했다.
임수아는 입술을 달싹였지만 정작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마음을 설명할 길이 없었다. 달콤함과 동시에 알 수 없는 아릿함이 밀려왔다.
“수아야, 우리 이혼하지 말자.”
윤시혁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임수아의 눈이 커졌다. 그녀는 윤시혁을 똑바로 바라보며 숨을 삼켰다.
그리고 또박또박 말을 내뱉었다.
“그 영상 때문이에요? 서은채 씨가 생각했던 그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돼서... 그래서 실망했기 때문에 나랑 함께하겠다는 거예요?”
“아니.”
윤시혁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게 아니라... 이제야 내 마음을 정확히 알게 됐어. 내가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지.”
그러면서 임수아와 눈을 마주쳤다.
임수아의 가슴이 살짝 떨렸다.
그 말은 설마...
“좋, 좋아하는 사람이...”
임수아는 끝내 말끝을 잇지 못했다.
윤시혁의 말이 믿기지 않았고 동시에 두려운 감정이 밀려왔다.
윤시혁이 그녀의 말을 이어받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너야, 임수아.”
임수아는 순간 숨이 멎은 듯했다.
윤시혁은 눈빛 하나 흐트러짐 없이 그녀를 바라봤다.
“전에 엄마가 물었어. 진짜 좋아한다는 감정이 뭔지 아냐고. 그때는 대답할 수 없었어. 나는 은채에 대한 감정이 곧 ‘좋아한다’라는 거라 착각했으니까. 그런데 엄마가 그러더라. 평생을 같이 보낼 상대가 은채라면 괜찮겠냐고. 같이 밥 먹고 같은 집에서 자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제일 먼저 보게 될 사람이 은채라는 걸 받아들일 수 있냐고. 그 순간 나는 망설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