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화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도 남는 건 처절한 절망이 담긴 눈물이었다.
신지환은 차갑고 도도하던 비즈니스 엘리트에서 미신에 빠져 식음을 전폐한 미치광이로 전락했다.
신지환은 이 세상은 틈이 존재한다고 믿었고 그 틈 너머에 잃어버린 영혼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자기 자신을 불태워서라도 어떻게든 그 틈을 찾아내 잃어버린 빛을 도로 가져와야 했다.
다만 그 틈은 어디에 있는지, 시스템은 또 어디에 있는지 알려줄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한 달 후.
신지환은 어처구니 없는 방법일지라도 효과만 있다면 다 시도했다.
현학 대가가 부적으로 담근 술을 토할 때까지 마시는가 하면 접신 의식을 거행하기도 하고 양자물리학 박사가 들려주는 이론까지 들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 사물과도 같았고 다른 세계로 향하는 틈도 보이지 않았다. 절망이 넝쿨처럼 신지환의 심장을 옥죄어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순간 미친 아이디어 하나가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그 세상에 닿을 수 없다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닿을 수 있지 않을까? 생과 사의 경계에 놓인다면 세상과 세상의 경계가 흐릿해질 수도 있잖아.’
이런 생각이 머리를 쳐들자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옥상 난간으로 기어 올라간 신지환은 철사가 발바닥을 찌르고 매서운 바람이 몰아쳐도 망설이지 않고 눈을 질끈 감은 채 몸을 뒤로 젖혔다.
붕 뜨는 기분이 들면서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중력 상태가 이어지자 처음에는 요동치던 심장이 이상하리만치 잠잠해졌다.
후회는 없었다. 목숨을 잃더라도 그녀를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그 가능성이 만분의 일이든, 억만 분의 일이든 다 좋았다.
다만 예상했던 아픔과 어둠은 바로 찾아들지 않았다.
신지환은 바닥이 아니라 무형의 차갑고 얇은 막을 뚫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눈앞에는 오색찬란한 빛이 스쳤고 귓가에는 날카롭지만 이해할 수 없는 울림이 들렸다.
그리고 신지환은 보았다. 눈이 아니라 감각으로 보았다.
밝고 깨끗한 방은 큰 유리창이 달려 있었는데 창밖으로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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