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어디로 가야 할지 망설이던 그때 지난번 폴 댄스를 췄던 그 술집이 보였다.
마침 버스가 멈췄고 심민지는 그 역에서 내렸다.
문득 청소 아줌마가 생각났다. 말은 듣기 거북했지만 청소만 해도 스스로를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했던 말은 정확했다.
심민지는 잠시 머물 곳이 필요했다. 그곳이 인간의 욕망으로 가득 찬 곳일지라도 길바닥에 나앉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런데 술집 안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누군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심민지?”
돌아봤으나 부르는 사람이 누구인지 처음에는 잘 알아보지 못했다.
여희진이 머리를 쓸어 올리며 말했다.
“나야, 여희진.”
여희진은 대학 시절 꽤 친했던 친구로 4학년 때 졸업을 앞두고 유학을 떠났었다. 몇 년 사이 몰라보게 변했고 성형의 흔적도 조금 보였다.
“오랜만이야. 언제 돌아왔어?”
“돌아온 지 꽤 됐어.”
여희진이 한 걸음 물러서더니 심민지를 찬찬히 살폈다.
“자기야, 왜 이렇게 많이 변했어?”
“많이 변했어?”
“응. 예전에는 자신감이 넘치고 캠퍼스 여신 같은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그녀는 하던 말을 멈췄다. 해외에 너무 오래 살아서 한국말로 적절한 단어를 찾기 어려운 듯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음... 죽음의 기운이 느껴진다고 할까? 예전에는 정말 생기가 넘쳤었는데.”
우스꽝스러운 말이었지만 심민지는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일하느라 많이 힘들었나 봐.”
그때 여희진의 시선이 심민지의 캐리어로 향했다.
“캐리어 들고 어디 가려고?”
여희진은 그동안 쭉 해외에 있었던 터라 심민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해외에 오래 살아서인지, 아니면 고생을 겪어본 적이 없어서인지 그녀의 두 눈에는 여전히 학생 때의 순수함이 담겨 있었다.
그녀의 맑은 눈을 마주한 심민지는 자신의 비참한 현실을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여기 잠깐 놀러 왔거든. 호텔로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여희진은 그녀의 말을 의심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짐 가져다 놓고 이따가 만나서 한잔하자. 오랜만에 만났는데.”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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