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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4년 전, 심민지가 끝내 입을 열지 못했던 건 돈을 빌리겠다고 말하는 순간 두 사람의 관계가 망가지는 게 두려웠기 때문이다. 연인 사이에서 그렇게 큰돈을 빌리겠다고 하면 사실상 이별 선언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지금 돈 얘기를 못 꺼내는 이유는 달랐다. 성지태가 거절할 게 뻔했고 그다음에는 비웃음과 비아냥이 따라올 게 뻔했다. 하지만 이제 심민지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그냥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성지태에게 이 얘기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심장이 꽉 조여 왔지만 심민지는 이를 악물고 입을 열었다. “성지태 씨, 혹시 돈을 좀 빌릴 수 있을까요?” 그 말이 떨어지자 성지태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동안 단련된 뻔뻔한 성격도 성지태 앞에서는 전혀 소용이 없었다. 성지태는 심민지가 돈을 빌릴 거라는 걸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담담하게 질문을 건넸다. “얼마를 빌릴 거야?” “5억 2천만이요.” 당시 6억이란 빚을 진 심민지는 그동안 조금씩 갚아왔고 최근에는 은서에게 개인 수업을 하느라 또 큰돈을 갚을 수 있었다. 설령 성지태가 빌려준다고 해도 결국 돌려막기일 뿐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성지태는 빚 독촉을 하지 않을 거라는 점이었다. 성지태에게 5억 2천만은 시계 하나 값에 해당했다. 하지만 집을 산 사람에게 그 금액의 대출을 갚는다는 건 평생 집에 묶여 산다는 뜻이었다. 성지태는 그 금액을 듣고 피식 웃었다. “5억 2천만이나 빌리려고 해? 심민지, 뭐로 갚을 건데?” “계약서를 써도 돼요. 매달 상환액을 정하고 이자는 현재 주택담보대출 이자로 하면 안 될까요?” 30년으로 나누면 한 달에 최소 200만은 갚아야 했다. 즉 월급을 받자마자 전부 성지태에게 바쳐야 했다. 남자 하나 때문에 이런 짓을 하는 건 정말 어리석었다. “심민지, 내가 그 정도 이자를 벌자고 이러는 사람으로 보여?” “그럼 성지태 씨는 뭘 원하세요?” 성지태는 늘 원하는 걸 절대 직접 말하지 않았기에 심민지는 어쩔 수 없이 조심스럽게 떠봤다. “혹시 제가 춤추길 바라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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