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화 노인네를 죽여야 해
최순옥이 불을 켜자 심유라는 눈을 비비면서 물었다.
“할머니, 무슨 일 있어요?”
그러자 최순옥은 다가가서 이불을 펼쳐보았다.
“민우는 어디에 있어?”
깜짝 놀란 심유라는 소리를 질렀다.
“할머니, 그게 무슨 뜻이에요? 민우 씨가 제 방에 왔을 리 없잖아요.”
그녀는 이불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가슴을 막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서아린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분명 방 안에서 주민우와 심유라의 거친 숨소리가 들렸었다.
그녀는 두 사람이 조금 전까지만 해도 같이 있었을 거라고 확신했다.
심유라가 아무리 부정해도 최순옥은 믿지 않았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면서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에어컨을 켜고 있었는데 창문이 활짝 열려 있다는 것이 수상했다.
누군가가 창문을 열고 나간 모양이다.
“할머니,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낮게 깔린 남자의 목소리에 서아린은 고개를 돌렸다. 문 앞에 서 있는 주민우는 표정이 아주 어두웠다.
심유라는 그를 보자마자 눈물을 쏟으면서 말했다.
“서아린이 갑자기 할머니를 데리고 들어와서 민우 씨가 어디에 있냐고 물었어요. 누가 보면 내가 민우 씨랑 바람을 피우는 줄 알겠어요. 만약 소문이 나면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해요?”
그 말에 서아린은 차갑게 웃었다.
심유라는 모든 죄를 그녀에게 뒤집어씌우면서 눈물을 보였다.
곧이곧대로 믿은 주민우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서아린을 쳐다보았다.
“서아린, 할 짓이 없어서 할머니를 속여? 정도껏 하라고 몇 번 말해?”
서아린이 뭐라고 말하려 할 때 갑자기 속이 울렁거리면서 온몸이 뜨거워졌다.
“이 일은 아린과 상관없어. 내가 멋대로 방에 들어온 거야.”
그녀는 서아린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얼른 이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
“아무 일도 없어서 다행이야. 민우와 아린은 방으로 돌아가거라.”
서아린은 왜 몸에 이러한 반응이 생긴 건지 도통 알 수 없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던 그녀는 최순옥이 끓인 국이 생각났다.
‘설마 국을 끓일 때 무언가를 넣은 건가?’
서아린은 뭇사람들이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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