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화
마치 고서준이 진짜 서아라의 남편이고, 차건우는 그저 남처럼 느껴졌다.
차건우의 엷은 입술이 굳게 닫히더니 가슴 속에서는 알 수 없는 감정이 마구 솟구쳤다.
“차건우 씨.”
차건우는 마침내 따스하게 흘러가던 분위기를 단숨에 깨뜨렸다.
“별일 없으면 면접 돌아가죠. 여긴 나만 있으면 되니까.”
고서준의 동작이 잠시 멈췄다.
차건우를 바라보던 그의 눈빛에는 묘한 비웃음이 깃들어 있었다.
“차건우 씨가 여기 있어봤자 딱히 도움 될 건 없을 것 같은데요... 차라리 서아라 씨를 보러 가는 게 어때요?”
차건우의 준수한 얼굴은 무표정하게 굳어 있었다.
“고서준 씨야말로 하지민을 꽤 걱정하는 것 같네요. 가서 직접 확인해 보는 게 더 낫지 않겠어요?”
그 말에 고서준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가 더 입을 열려던 찰나, 서아라가 끼어들었다.
“서준 오빠, 먼저 들어가. 나 건우랑 단둘이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
고서준은 한참 동안이나 미간에 진 주름을 풀지 못하고, 혹시나 서아라가 다시 상처받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운 눈빛을 지었다.
서아라는 애써 환히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별일 없을 거야. 걱정하지 마.”
고서준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해.”
차건우의 얼굴색은 묘하게 굳어 있었다.
고서준이 자리를 뜨자, 차건우가 차갑게 가라앉은 얼굴로 말했다.
“차건우, 우리 아직 이혼 안 했어. 네가 이런 식으로 다른 남자를 불러다 놓고 정분을 쌓으려는 게 이해가 안 되는데.”
차건우의 입에서 듣기 좋은 말이 나올 리 없었다.
서아라가 담담하게 대꾸했다.
“나도 방법이 없었어. 엄마는 여행 갔지, 누구는 전화해도 안 받지. 병원에 실려 왔는데도 의사는 자꾸 은근슬쩍 병원비 내라고 부담 주잖아. 여기 S시에서는 아는 사람도 없는데... 결국 내가 도움을 요청할 만한 사람은 손에 꼽더라고.”
서아라는 고개를 들어 차건우를 바라보았다. 삐딱하게 입꼬리를 올린 그녀의 얼굴은 웃고 있는지 아닌지 모호해 보였다.
“설마, 병원에서 날 길바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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