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화
서아라는 입꼬리를 올리며 싸늘하게 웃었다.
“괜찮아요. 이 영상을 많이 백업해 뒀어요. 지금 제 클라우드에도 이 영상이 있어요. 뭐... 제가 그냥 이 앞에서 영상을 틀게요.”
오늘날 과학기술이 매우 발달해 있었다. 멀리 떨어져 있고 사람의 맨눈으로 잘 안 보여도 카메라의 렌즈를 조정하면 선명한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차건우, 네가 회의장에서 영상을 교체하면 다른 방법이 없을 줄 알아? 꿈 깨!’
바로 이때, 입구 쪽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차건우가 왔어!”
누가 외친 소리에 모든 사람의 시선이 입구에 쏠렸다.
훤칠하게 뻗은 키와 절제되면서도 차가운 기품을 내뿜은 남자가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이목구비는 정교한 조각상처럼 아름답고 일거일동에 타고난 우아함이 스며들어 있으며 보이지 않는 강렬한 카리스마가 그의 몸에서 퍼져 나와서 압박감을 주었다.
이 남자를 본 순간, 서아라는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꽉 쥐었고 눈에 서늘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
기자들은 차건우를 보자 꽃을 발견한 벌처럼 달려들었다.
“차 대표님, 직접 현장에 오셨는데 대의를 위해 이 살인범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실 예정입니까?”
“차 대표님, 사모님이 의도적으로 차를 몰고 하지민 씨를 들이받은 사실에 대해 아무런 성명도 내지 않으셨지만 온라인의 여론이 확산하도록 놔뒀는데... 대표님도 사모님의 범죄사실을 묵인하신 겁니까?”
“차 대표님, 서아라 씨와 이혼하실 겁니까?”
기자들은 일제히 차건우를 둘러싸고 그를 향해 미친 듯이 사진을 찍었다.
차건우는 시종일관 무덤덤하고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냉랭하게 한마디만 하였다.
“좀 비켜주시죠.”
그의 얼굴에 아무런 표정도 없고 눈빛도 흔들림이 없지만 그의 시선과 마주치면 온몸에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은 차건우의 카리스마에 눌려 감히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차건우는 인파를 뚫고 옆에 있는 황민재에게 말했다.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기자회견을 취소해.”
사람들은 차건우가 갑자기 기자회관을 취소한다는 말을 듣고 받아들일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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