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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화장실 문이 닫혀 있었기에 소리는 뚜렷하지 않았지만 윤수아는 예민한 청각으로 그 미묘한 움직임을 포착했다. 윤수아는 본능적으로 김다정을 흘끗 바라보았다. 김다정의 얼굴빛은 더욱 굳어 있었고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며 화장실 쪽을 불안하게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걱정과 초조함이 어렸다. 고개를 돌린 김다정은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 윤수아의 시선과 마주쳤다. 호흡이 약간 가빠졌지만 애써 태연한 미소를 지었다. “화장실 가야 한다면서요? 저쪽으로 가세요. 괜히 지체하지 말고요.” 하지민은 김다정을 힐끗 보더니 눈빛이 번뜩였다. “그래, 우리 다른 데 가자.” 그들은 김다정의 눈앞에서 자리를 떠났다. 조금 떨어진 뒤, 두 사람은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다. 김다정은 안도의 숨을 내쉬는 표정을 지으며 이마의 식은땀을 훔쳤다.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알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시야에서 벗어난 순간, 그녀의 입가에는 은밀하고 의미심장한 웃음이 번졌다. 윤수아와 하지민은 당연히 다른 화장실로 가지 않았다. 그들은 어둠 속에 숨어 김다정의 동태를 살폈다. 이제 두 사람은 확신했다. 서아라는 분명 화장실 안에 있다. 하지민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수아야, 넌 먼저 건우한테 알리러 가. 난 여기서 서아라를 지켜볼게.” 윤수아는 서아라가 곧 곤경에 빠질 거라는 생각에 피가 끓어오르는 듯했다. “지민아, 꼭 지켜보고 있어야 해!” 윤수아는 그렇게 말한 뒤, 차건우를 찾으러 달려갔다. 윤수아의 뒷모습에서 시선을 거둔 하지민은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방금까지 화장실 문을 지키고 있던 김다정이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고 조용히 문 앞으로 다가갔다. “아!” 문손잡이를 잡는 순간, 안쪽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칸마다 구분이 되어 있지만 바깥쪽에는 큰 문이 있어 대부분의 소리가 차단된다. ‘하지만 여긴 분명 여자 화장실인데, 남자 목소리라니?’ 순간, 하지민의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조금 전 김다정의 불안한 태도가 떠올랐다. 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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