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0화
과도하게 가까운 거리.
그 거리감은 이상하게도 서아라의 뇌리에 지난밤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그녀는 불편한 듯 고개를 살짝 돌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만약 당신의 아내가 되는 게 그렇게 많은 이점이 있다면 우선 고서준 오빠부터 풀어주는 게 어떨까요.”
차건우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
“날 믿고 오빠를 풀어주길 바란다면 먼저 나에게 약간의 성의를 보여야 하지 않겠나?”
그 말에 서아라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리며 숨이 막히는 듯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미 성인이 된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그가 말하는 ‘성의’가 어떤 의미인지.
그녀는 눈꺼풀을 살짝 내리며 얘기했다.
“먼저 씻고 올게요.”
하지만 차건우는 갑자기 그녀의 손을 잡아 몸을 눌러 침대 위에 눕혔다.
“나중에 같이 씻자.”
말이 끝나자마자 그의 입술이 비처럼 쏟아져 그녀를 덮쳤다.
서아라의 몸은 본능적으로 긴장했다. 자신이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혼한 지 3년, 함께한 시간 동안 이미 많은 일이 있었기에 한 번과 여러 번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전에 일어났던 모든 일들이 떠오르자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거부감이 몰려왔다.
견딜 수가 없었다.
“차건우, 나 먼저 씻고 올게…”
그녀는 분명히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본능적으로 시간을 벌고 싶었다.
그때 낮고 묵직한 웃음이 그의 목에서 흘러나왔다.
차건우는 순식간에 그녀의 입술을 막아 거부의 소리를 모두 잠재웠다.
서아라의 눈동자에는 억울함이 물결치듯 번졌다.
차가운 눈물 한줄기가 그녀의 눈가를 타고 흘렀다.
무언가를 눈치챈 듯 몰두하고 있던 남자가 살며시 눈을 떴다.
그녀의 눈물을 보고도 멈추지 않고 조심스럽게 얼굴 위 눈물을 하나하나 입맞춤으로 닦아냈다.
서아라는 입을 열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 없이 눈을 감았다.
이제 그녀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이 밤은 끝없는 광란이었다.
그 순간, 휴대폰 진동음이 연속으로 울렸다.
서아라는 반쯤 잠에서 깨 눈을 감은 채 본능적으로 전화를 들었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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