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4화
“그날 내가 갑자기 들어가지만 않았어도 두 사람은 이미 본능에 못 이겨서 무슨 짓이든 저질렀겠죠.”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차건우가 무겁게 깔린 목소리로 소리쳤다.
“서아라!”
서아라는 고개를 돌려 차건우를 바라보았다.
“왜? 내가 무슨 틀린 말 했어?”
차건우의 눈빛은 이미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럼 네가 말해봐. 그날 왜 갑자기 자리를 비웠고, 왜 하필이면 그 시간에 돌아온 건지.”
순간 멈칫하던 서아라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차건우의 의도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에 그녀는 어이없다는 듯한 웃음을 터뜨렸다.
“아, 그러니까 모든 잘못을 다 내 탓으로 돌리겠다 이거네?”
차건우는 아무 말도 없이 서아라를 응시했다.
“서아라, 내가 지금 너 의심 안 하게 생겼어? 방으로 돌아왔을 때, 넌 옷도 안 갈아입고 샤워도 안 했잖아. 그때부터 이 순간만을 기다려온 건 아니야?”
서아라는 차건우의 시선을 정면을 마주하며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래, 맞아.”
“그럼 네가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던 것도... 사실은 모든 걸 다 알고 있어서 그랬던 거야?”
서아라의 입꼬리가 더 큰 호선을 그리며 위로 올라갔다.
“그래, 전부 다 알고 있었어.”
그 말에 차건우의 눈빛이 순식간에 서늘해졌다.
“서아라, 넌 도대체 무슨 짓이 하고 싶은 거야?”
서아라의 목소리는 한결같이 무덤덤했다.
“난 이미 충분히 티를 낸 것 같은데? 당연히... 너랑 이혼하고 싶어서 그러지. 차건우, 잊지 마. 네가 날 어떻게 억지로 붙잡아뒀는지.”
서아라는 가볍게 웃음을 머금으며 말을 이어갔다.
“내가 뒤끝이 좀 있어서, 한 번 당한 건 반드시 갚아줘야 하거든. 너 때문에 그 수모를 겪었으니... 이제 너도 한 번 당해봐. 소중한 사람이 구석으로 몰려서 공격당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는 그 기분을.”
서아라는 눈부시도록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차건우, 어때? 정말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하지 않아?”
그 순간, 병실 안은 숨 막힐 정도로 고요해졌다.
윤수아와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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