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8화
차건우는 다시 손을 뻗어 서아라의 손을 붙잡았다.
“마침 오늘 스케줄도 없으니까 내가 같이 있어 줄게. 집에 가고 싶어? 아니면 쇼핑을 하고 싶어?”
서아라는 고개를 들어 차건우의 눈을 바라봤다. 그러나 그 안에서 느껴진 건 믿을 수 없는 무감각함이었다.
이 순간에도 차건우는 태연하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었다.
“차건우...”
서아라는 전보다 더 낯선 시선으로 차건우를 바라봤다.
냉혈. 매정.
이 단어들조차 지금의 차건우를 설명하기엔 부족했다.
서아라는 차건우의 손을 강하게 뿌리치고, 소파에서 일어나 곧장 문 쪽으로 걸어갔다.
차건우는 미간을 좁히며 서아라의 차가운 뒷모습을 응시하다가, 곧 따라가 손목을 움켜쥐었다.
“내가 데려다줄게.”
“필요 없어. 나 혼자 갈 수 있어.”
“이제 그만 심술부려.”
그 말에, 서아라는 참지 못하고 차갑게 웃음을 흘렸다.
“차건우, 우리가 하루이틀 본 사이도 아닌데, 내가 직접 말해야 알겠어?”
서아라의 눈빛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지금 난 널 보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데려다줄 필요 없어. 나 혼자 갈 거야. 알겠어?”
잠시 정적이 흘렀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마침내 차건우가 물러섰다.
“황민재에게 데려다주라고 할게.”
그게 차건우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였다.
지금 상황에서, 서아라를 혼자 보내는 건 절대 허락할 수 없었다.
서아라는 더는 말없이 차건우의 손을 뿌리치고 밖으로 나갔다.
차건우는 전화를 들어 짧게 지시했다.
“서아라를 집까지 데려다줘.”
저택을 나서자, 황민재가 이미 차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점심의 햇살은 눈부시게 쏟아졌지만, 서아라는 그 온기를 조금도 느끼지 못했다.
차 안에서, 황민재는 백미러로 서아라를 슬쩍 바라봤다.
뒤좌석에 기대 앉은 서아라는 눈을 감은 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집 앞에 도착했을 때, 서아라는 잠시 눈을 감고 있다가 조용히 눈을 떴다.
“도착했습니다, 사모님.”
황민재가 부드럽게 알렸다.
서아라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차에서 내렸다.
그 시각, 차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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