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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서아라는 차건우의 이런 모습을 몇 번이나 목격한 적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녀의 가슴엔 희미한 의문이 스쳤다. 느낌은 뚜렷했지만 너무 순간적이어서 감을 잡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야 비로소 그 스쳐 지나가던 의문의 정체를 알 것 같았다. 이것이야말로 진짜 차건우의 모습이었다. 차건우는 평소 너무나도 완벽하게 위장하고 자신을 숨겨왔다. 그러니 서아라는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었고 그가 결코 냉정한 사람이 아니라고 믿어왔다. 하지만 이 순간 서아라는 분명히 깨달았다. 지금껏 자신이 착각 속에 살아왔다는 것을. “하루 종일 기다리느라 힘들었지?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야. 내가 이번에 너무 소홀했어. 네가 화내는 거 당연해.” 차건우는 서아라를 끌어안으며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품에 안긴 그녀의 몸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차건우가 부드럽게 그녀의 손을 잡았지만 그의 손도 너무 차가워서 그녀에게 줄 수 있는 따뜻함은 단 한 치도 없었다. “화내는 건 이해해. 하지만 이혼 이야기는 다시는 입에 담지 마. 알겠어?” 서아라는 입을 꼭 다문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네가 원하지 않으면 오늘은 건드리지 않을게. 이제 이틀만 더 있으면 되잖아. 이틀만 참고 돌아가서 우리 마음껏 놀자 되지?” 서아라가 여전히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자 차건우는 그녀의 이마에 입을 살짝 댄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씻고 올게. 피곤하면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 차건우는 서아라를 침대에 눕힌 후 세심하게 이불까지 덮어주었다. 차건우의 발걸음이 욕실 쪽으로 사라지자 물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서아라는 멍하니 욕실 쪽을 바라보다가 지친 눈을 감았고 결국 잠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침묵이 밤을 삼켰다. ... 다음 날 아침 차건우가 서아라를 살며시 깨웠다. “아라야 일어나. 아침 먹자.” 서아라는 사실 이미 깨어 있었지만 그가 떠날 때까지 잠자는 척하고 있을 참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평소와 달리 차건우는 먼저 떠나지 않고 그녀를 깨우고 있었다. 서아라는 잠에서 막 깬 듯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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