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0화

차건우의 검은 눈동자가 순간 어두워지며 주위 분위기도 덩달아 차갑게 식었다. 그는 분노로 붉게 물든 서아라의 예쁜 얼굴을 바라보며 서늘한 표정을 지었다. “차건우, 너는 정말 개자식이야!” 차건우는 맞은 뺨을 살며시 쓰다듬으며 덤덤하게 말했다. “그렇게 생각해.” 서아라의 동공이 급격히 움츠러들었다. 남자의 얼굴에서 조금의 후회나 미안함도 읽을 수 없었다. 말하는 차건우의 태도도 남 얘기를 하듯 태연했다. 그에게는 그다지 심각한 일도 아니었고 신경 쓸 가치조차 없었으며 그녀에 대한 미안함은 더더욱 없었다. 그토록 이기적인 사람이 서아라의 마음 따위 알아줄 리가 없었다. 서아라는 차건우를 바라보며 망설임 없이 또 한 번의 따귀를 날렸다. 차건우는 여전히 피하지 않고 오히려 무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라야, 힘 좀 아껴. 네가 날 아무리 때려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거야.” 입은 웃고 있었지만 차건우의 눈가엔 조금의 웃음기도 없었고 평소처럼 자상한 모습도 아니었다. 서늘한 기색이 가득한 눈가는 마치 가면을 벗어던진 듯 가장 진실한 잔혹함을 드러내고 있었다. “내가 널 놓아주지 않는 한, 넌 영원히 벗어날 수 없어.” 서아라의 머릿속이 순간 하얗게 변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저도 모르게 팔이 움직이고 있었다. 이토록 나쁘고 뻔뻔한 개자식은 처음 본다! 서아라가 떠날 수 없을 거라고 확신하기에 이토록 차분하게 위협적인 말을 내뱉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차건우의 말은 사실이었다. 서씨 가문이 곧 서아라의 약점이라 그가 물러서지 않으면 설령 이혼에 성공한들 차건우가 손 하나 까딱하면 다시 돌아가 애원해야 했다. 몸이 머리보다 한발 빨랐다. 이미 남자에게서 위험한 기운을 감지했음에도 서아라는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지금처럼 서건우가 미웠던 적이 없었다. 손목이 남자에게 단단히 잡혔다. 고개를 숙여 서아라를 바라보던 차건우는 다시 예전처럼 차분한 눈빛으로 돌아왔다. “처음 따귀는 네가 납치당했을 때 내가 제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