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6화

서아라는 눈을 떴다. 차건우가 손에 해장차를 들고 그녀의 입가에 대려고 했다. 서아라는 차건우의 손에 든 잔을 밀쳐내고 차갑게 말했다. “내가 마시기 싫다고 말했잖아? 말 못 알아들어?” 잔이 바닥에 떨어지며 쨍그랑 소리가 났다. 차건우는 그 순간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서아라의 못마땅하고 짜증 난 얼굴을 보았다. 방안 공기가 무거워졌다. 서아라는 차건우의 차가워진 표정을 보고 살짝 긴장했다. 그리고 못 본척 하며 다시 누웠다. 그러나 서아라가 눕기도 전에 차건우가 그녀를 끌어올렸다. 그녀가 화를 내기도 전에 차건우는 키스했다. 차건우의 눈동자는 마치 유리처럼 눈부시고 날카로웠다. 그녀는 온몸이 차건우의 품에 단단히 묶여 있었고 벗어나려 해도 벗어날 수 없었다. 서아라는 헛된 저항을 하지 않았다.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의 입술이 아래로 내려가자 서아라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오늘 좀 힘들어. 네가 꼭 하고 싶다면 다른 사람 찾아가.” 차건우는 잠시 멈칫했다. 그는 고개를 들어 서아라를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은 조금 전보다 훨씬 더 어둡고 차가웠다. 그는 검은 눈동자로 서아라를 바라보며 목소리가 차갑게 변했다. “뭐라고?” 서아라의 마음이 살짝 떨렸다. 방금까지 그의 다정하고 상냥했던 모습은 마치 그녀를 깊이 사랑해서 모든 어리석은 짓과 제멋대로인 성격까지 받아주는 듯했다. 서아라는 예전에 차건우의 이런 모습에 속았던 것이었다. 그녀는 차건우가 자신의 머리를 말려준 행동과 해장차를 먹이려 한 모습을 떠올렸고 또 자신이 아팠기 때문에 차건우가 정말로 한동안 그녀를 만지지 않았다는 것도 떠올렸다. 돌아온 뒤로도 그녀는 항상 기운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매일 일찍 잤기 때문에 차건우는 당연히 병약한 몸에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다. 차건우가 방금 한 모든 게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한 것일 뿐이다. 서아라는 어떠한 감정 변화도 없었다. 서아라는 그를 더 건드리고 싶지 않아서 침묵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건우는 그녀의 턱을 잡고 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