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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화면이 켜지자 역시나 백이현의 예상대로 심가은과 닮은 얼굴이 나타났다. 특히 그 맑고 밝은 눈빛은 봄 햇살 아래 반짝이는 호수 같았다. “대표님, 오늘 저녁에도 놀러 오실 건가요?” 여자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휴대폰을 통해 흘러나왔다. 사람을 홀리는 마력이라도 지닌 듯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말에 백이현은 복잡한 감정이 마구 솟구쳤다. 평소 쌀쌀맞기만 하던 심가은과 달리 그녀와 닮은 이 여자는 아주 적극적으로 다가왔다. 이러니 어찌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백이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면서 장난기 섞인 말투로 답했다. “왜? 내가 벌써 보고 싶어?” 접대 자리에 숱하게 다닌 그인지라 이런 상황이 어색하지 않았다. 다만 예전에는 이런 걸 경멸했었다. 처음에는 주서연에게 푹 빠져 있었기 때문이었고 나중에는 심가은 때문이었다. 하지만 백이현이 아무리 심가은에게 잘 보이려 애써도 그녀는 끝내 마음을 열지 않았다. 거듭된 거절은 그의 애정을 갉아먹었고 이젠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냈다. 불만과 짜증이 잡초처럼 마음속에서 미친 듯이 자라났다. 최근 백이현은 감정을 통제하기 점점 더 어려워졌고 보이지 않는 먹구름에 휩싸인 것처럼 어두운 분위기를 풍겼다. 사랑하는 이를 얻을 수 없다면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줄 대체품을 찾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대표님?” 영상 너머의 예쁘고 달콤한 미소를 띤 여자가 다시 애교를 부리며 물었다. “왜 말이 없으세요?” 그녀는 차분하고 점잖은 심가은과 달랐다. 손님들과 자주 어울리다 보니 남자를 기쁘게 하는 법을 더 잘 알았다. 여자가 눈을 깜빡일 때마다 매력이 흘러넘쳤다. 백이현은 그런 그녀를 넋을 잃고 바라봤다. “대표님 아직 제 이름 모르시죠? 모리라고 해요. 오늘 저녁에 오시면 대표님 옆에만 있을게요.” 모리는 붉은 입술을 살짝 깨문 채 화면 너머의 백이현에게 윙크했다. 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예전의 심가은이 떠올랐다. 과거 심가은도 이렇게 천진난만한 말투로 그에게 애교를 부리곤 했었다. 모리가 심가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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