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화
백이현이 급히 말했다.
“가은아, 장모님 상태도 많이 좋아지셨는데 계속 병원에만 계시면 얼마나 외로우시겠어. 우리랑 같이 집에 있으면 훨씬 더 좋아하실 거야. 혹시 걱정돼서 그러는 거라면 검사 더 받고 아무 문제 없다고 할 때 퇴원하자. 어때?”
신정민도 맞장구를 쳤다.
“나도 병원에 있고 싶지 않아. 너희랑 같이 집에 가고 싶어.”
하지만 심가은의 태도는 단호하기만 했다.
“엄마, 그 집에 가고 싶으면 혼자 가요. 난 안 갈 거예요.”
“너!”
신정민이 화를 냈다.
“그래. 가지 마, 그럼. 앞으로 내 일에도 신경 쓰지 말고.”
두 모녀가 다투자 백이현이 중재자처럼 나섰다.
“싸우지 말아요. 이 문제는 나중에 천천히 얘기하도록 하죠.”
그 후 이틀 동안 백이현을 대하는 심가은의 태도는 싸늘하기만 했다.
백이현의 인내심도 한계가 있었던 터라 병원에 오는 횟수가 점차 줄어들었다. 하지만 직접 오지 않는 대신 신정민에게 전화를 자주 걸어 기쁘게 해줬다.
신정민은 포기하지 않고 심가은에게 백이현의 좋은 점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그녀는 한 마디도 대꾸하지 않았다.
...
그날 밤 긴 술자리를 끝낸 백이현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다시 클럽으로 향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에 걸음걸이마저 비틀거렸고 시야가 흐릿해졌다. 모리를 다시 만났을 때 그녀를 심가은으로 착각하고 말았다.
모리는 그가 또 자신을 찾아온 걸 보고는 무척이나 기뻐하면서 부드럽게 그의 품에 안겼다.
“대표님, 오늘 기분이 안 좋아 보이네요? 무슨 고민이라도 생겼어요?”
그녀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몸을 느끼던 그때 백이현의 두 눈이 이글이글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천천히 손을 뻗어 모리의 탱글탱글한 얼굴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가은아, 제발 날 떠나지 마, 응?”
모리는 최근 며칠 동안 ‘가은’이라는 이름을 여러 번 들었다. 그 이름의 주인이 누군지는 몰랐지만 경험 많은 호스티스로서 상대가 그녀를 누구로 착각하든 전적으로 맞춰줘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여 고분고분 대답했다.
“대표님, 떠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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