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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주서연은 손을 덜덜 떨며 경호원에게 전화를 걸고는 얼른 새 차를 끌고 데리러 오라고 했다. ... 기도를 다 드리고 하산한 임정자는 한결 편해진 얼굴로 시내에 들어섰다. 그녀는 가장 먼저 서민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래간만에 같이 밥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서민준이 바쁘다며 집 주소를 그녀에게 건넸다. 그러면서 집에 사람이 있으니 문을 두드리면 된다고 했다. 임정자는 조금 놀라며 서민준에게 물었다. “집에 누가 있다고? 누구? 친구?” 급히 회의에 들어가야 했던 서민준은 최대한 간단하게 얘기했다. “네, 며칠 전부터 함께 살고 있어요. 배가 고프시면 그 친구한테 맛있는 거 차려달라고 하세요.” 임정자는 사람이 있다는 말에 당연히 그의 여자 친구인 줄 알고 얼른 서민준의 집으로 향했다. 만약 손주의 짝으로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면 다시 한번 서민준과 민채현을 밀어붙여 볼 생각이었다. 민채현과 서민준은 사주가 잘 맞으니까. 잠시 후, 집 앞에 도착한 임정자는 서민준과 심가은이 이웃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눈을 커다랗게 떴다. ‘온 김에 가은 씨도 보고 갈 수 있겠네.’ 임정자가 벨을 누르자 누군가가 문을 열었다. 오늘도 역시 앞치마를 두른 이수호는 임정자를 보자마자 바로 눈을 반짝였다. 일전에 서민준의 가족사진을 본 적이 있었기에 그녀가 누군지 바로 알아챘다. 이수호는 친구의 할머니는 바로 나의 할머니라는 생각으로 활짝 웃었다. “할머니, 안녕하세요. 얼른 안으로 들어오세요.” 그런데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살가운 말투에 눈웃음까지 장착하고 인사를 건넸는데 임정자는 좋아하기는커녕 매우 충격적인 장면이라도 본 듯 몸을 덜덜 떨었다. “자... 자네, 내 손주와 동거하나?” 이수호는 동거라는 표현이 조금 이상하게 들리긴 했지만 지역에 따라 다르게 표현될 수도 있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줄곧 양성에 있다가 며칠 전에 이곳에 도착했어요. 마침 연말이기도 하고 준이가 평소에 워낙 바빠 뭘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곁에서 살뜰하게 챙겨주려고요.” 임정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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