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8화
“내가 진짜 손주놈 때문에 십 년은 더 늙는 것 같아요. 내가 어떤 마음으로 기도를 드렸는데. 강성 쪽 기운이 좋지 않은 게 틀림없어요. 이번에는 서경 쪽 부처님께 기도를 드려야겠어요.”
임정자의 말에 심가은은 고개를 갸웃했다.
‘서경 쪽 부처님은 소원을 더 잘 들어주시나?’
다만 단지 기도만 할 뿐 손주를 찾아가 난동을 피우지 않는 걸 보면 그래도 손주를 매우 존중하고는 있는 것 같았다.
“오히려 잘됐네요. 증손주가 있으시다면서요. 본가로 돌아가셔서 사랑스러운 아이를 품에 안고 있으면 기분이 확 나아지지 않겠어요?”
심가은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맞아요. 다른 손주가 또 있는데 여기서 이럴 이유가 없죠.”
임정자는 뭔가 떠오른 듯 다시금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참 우연히도 우리 손주랑 이웃...”
하지만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임정자의 휴대폰이 울렸다.
서이형이었다.
“할머니, 큰일 났어요. 할머니가 본가에 두고 간 불상을 이호가 깨트려버렸어요.”
임정자가 평소 보물 1호라고 얘기하고 다닌 물건이 바로 불상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소중해도 증손주보다 소중한 건 없었기에 임정자는 화 대신 걱정 어린 말투로 물었다.
“이호는 다친 데 없고?”
서이형은 그녀의 말투에 조용히 안도했다.
“네, 괜찮아요. 그런데 많이 놀랐는지 아까부터 계속 울기만 해요.”
“부모라는 것들이 하여튼, 애 하나 제대로 못 달래? 내가 없으니까 아주 개판이구만.”
“맞아요. 그러니까 빨리 돌아오세요. 그나저나 이호가 불상을 깼다고 부처님이 화를 내지는 않으시겠죠? 제가 그쪽으로는 잘 몰라서.”
서이형은 이때다 싶어 그녀가 돌아오지 않고는 못 배기에 한술 더 떴다.
“무슨 쓸데없는 말을 하고 있어! 부처님이 애가 한 일에 화를 낼 리가 없잖아. 빨리 퉤퉤퉤 해.”
임정자는 말을 이렇게 했지만 혹시라도 증손주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얼른 의자에서 일어났다.
“금방 갈 테니까 이호 잘 달래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임정자는 심가은을 바라보며 말았다.
“우리 다음에 또 얘기해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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