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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민채현의 뜨거운 애정 공세에도 서민준은 감동은커녕 짜증만 더해졌다. 그는 대체 왜 이 여자가 이렇게까지 매달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몇 번이나 분명하게 이성적인 감정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그녀는 포기할 줄 몰랐다. 지금 당장이라도 민채현에게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민채현은 그의 거절은 안중에도 없이 계속 따라붙었다. 두 시간이 흐른 뒤, 서민준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맙소사, 민채현은 아직도 그 자리에 있었다. 그의 좋지 않던 기분이 더욱 나빠졌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불쾌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들어 서이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너머로 서이형의 침착하고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그래? 민준아.” 서민준은 퉁명스럽게 말했다. “민채현이 여기 와서 두 시간째 죽치고 있어! 네가 좀 떼어내 줘.” 어릴 적 민채현에게 질질 끌려다니던 기억만 떠올리면 서민준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 시절 그는 어디를 가든 그림자처럼 그를 쫓아다니는 민채현 때문에 엄청 괴로웠다. 매번 그럴 때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뛰어난 수완을 자랑하는 서이형의 도움을 받아야만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는 자연스레 형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었다. “역시나 채현이가 너한테 갔구나?” 전화기 너머에서 서이형이 능글맞게 웃었다. 그는 팔짱을 낀 채 의자에 깊숙이 기대앉아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크크, 민준아, 이거야말로 하늘이 내린 기회가 아니겠어? 민채현을 살짝 이용해 보는 거야. 심가은이 너한테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 떠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서이형은 키득거리며 손가락으로 탁자를 톡톡 두드렸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는 듯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어젯밤 있었던 일을 떠올리자 서이형은 자신의 판단이 옳았음을 확신했다. 당시 그는 심가은에게 전화를 걸어 서민준을 데리러 와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심가은은 망설임 없이 승낙했고 곧바로 약속 장소에 나타났다. 이를 통해 심가은 역시 서민준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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