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화 테스트해보자
“그런 이유가 아니라 내가 삼촌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그래. 삼촌이 너무 좋은 분이라서 그냥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야 할 것 같아. 그리고 내가 삼촌과 결혼하면 오히려 삼촌만 피곤해질 거야.”
고개를 숙이며 말한 심재이는 목소리에서 자책감이 느껴졌다.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재이야, 생각 너무 많이 하지 마. 고 대표님이 너와 결혼하고 싶어 한다면 분명 네가 마음에 드는 점이 있어서 그러는 거야. 스스로를 너무 낮추지 마.”
위로를 건넨 조아린은 충분히 심재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고 대표처럼 귀하고 훌륭한 남자는 세상에 드물었기에 누구라도 자신감을 잃고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순간 뭔가 놓친 것 같다는 느낌이 든 조아린은 몇 초 동안 멈춰 있다가 놀라며 말했다.
“재이야, 너 방금 그런 이유가 아니라고 했지? 설마 고 대표님... 그쪽에 문제가 있는 거야?”
얼굴이 붉어진 심재이는 말의 핵심을 잘 잡아내는 조아린의 능력에 놀랐지만 이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몰라, 내 추측일 뿐이야. 차 안에서 삼촌한테 왜 나와 결혼하고 싶냐고 물어봤더니 고광진 할아버지께서 결혼을 재촉하셔서라고 하셨어. 이성과의 접촉을 좋아하지 않으시지만 나한테만은 거부감이 없다고 하셨어. 아마 몸에 무슨 문제가 있으셔서 나를 방패막이로 쓰시려는 것 같아.”
약간 충격을 받은 조아린은 몇 초 동안 침묵하다가 말했다.
“고 대표가 왜 밤늦게 나를 불러 너와 함께 있게 했는지 이제 알겠어. 성인 남자로서 너와 결혼하려는 건 분명히 호감이 있어서일 텐데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오히려 나를 불렀다면 두 가지 이유밖에 없어. 하나는 그쪽에 문제가 있거나, 다른 하나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 거야. 고 대표... 혹시 남자를 좋아하는 거 아니야?”
분석을 끝낸 조아린은 결론을 내렸다.
“재이야, 전에는 고 대표가 괜찮다고 하지 않았어?”
얼굴이 뜨거워진 심재이는 눈을 깜빡였다.
“다 내 추측일 뿐이야. 나도 잘 모르겠어. 게다가 삼촌의 사적인 일인데 어떻게 감히 물어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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