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지켜주려 했을 뿐인데
“아니야, 괜찮아. 신고해 봤자 그냥 쌍방 폭행이야. 형사들도 가족 간 다툼이라고 대충 넘어가겠지. 별다른 조치 못 받아.”
그때까지 묵묵히 있던 고태겸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 목소리는 얼음 속에서 깎아낸 듯 차갑고 낮았다. 한마디 한마디가 공기마저 얼어붙게 했다.
“그 자식한텐 네 고통의 백 배, 천 배로 돌려줘야지.”
그의 눈동자는 살기를 품고 있었고 말투는 담담했지만 그 속에는 맹수가 숨 쉬는 듯한 위협이 감돌았다.
“손목이 좋을까, 다리가 좋을까. 네 복부를 발로 찼다며? 그러면 발부터 작살을 내줄게.”
툭 던진 말 한마디가 병실 전체를 얼어붙게 했다.
심재이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 냉철한 눈빛에는 장난이나 과장이 아닌, 진심이 담겨 있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라도 그녀가 고개만 끄덕이면 정말로 실행에 옮길 사람이라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 말 안에는 따뜻한 무언가가 함께 담겨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자신의 등을 든든히 지켜주는 듯한 감각이었다.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이후로... 누군가가 나를 이렇게까지 지켜주려 한 적이 있었던가?’
심재이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삼촌... 고마워요. 하지만 이건 제 개인적인 일이에요. 삼촌까지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알아서 해결할게요.”
“어떻게 해결할 건데?”
말투는 담담했지만 그 안에는 무거운 체념과 걱정이 겹겹이 묻어 있었다.
심재이는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답이 없는 걸 보니 네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맞는 거네. 그럼 내가 대신 나설게.”
그는 차갑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눈빛은 이미 결심한 듯 단단했고 얼굴에는 냉정한 결의가 깃들어 있었다.
당황한 심재이는 그의 손을 붙잡았다. 목소리는 다급했고 눈동자에는 걱정이 담겨 있었다.
“삼촌... 그래도 서진이는 제 동생이에요. 엄마는 그 아이 하나만 바라보고 사셨고 만약 심서진이 다치면... 엄마가 무너져요.”
심서진에 대한 감정은 없었다. 하지만 엄마가 무너지는 건 보고 싶지 않았다.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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