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화
한유설의 의도는 아주 분명했다. 유다정은 결정을 내릴만한 사람이 그녀가 아니라는 걸 모를 리 없었다.
유다정은 일부러 이렇게 자세를 낮춰 한유설이 심해원 앞에서 냉혹한 사람으로 보이게 만들었고, 또 처절한 울음소리에 심해원이 무정하게 해고하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거실 한가운데 서 있는 한유설과 유다정을 바라보던 심해원은 한유설의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고도 놀라지 않는 듯했다.
그는 유다정에게 말했다.
“이 일은 은지 씨한테 말해볼게요.”
그 외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예를 들어 유다정을 해고할지 말지, 아무도 그가 어떻게 처리할지 알 수 없었다.
한유설과 유다정이 떠나려 할 때, 심해원이 다시 말했다.
“유설 씨는 남아요.”
유다정은 자신이 해고당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한유설이 그와 너무 가까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심해원이 한유설만 남겨서 속으로는 달갑지 않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한유설은 심해원이 자신을 남긴 이유가 유다정이 해고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임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녀는 처음부터 유다정이 해고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설령 심해원이 유다정을 해고한다 해도 결국 유다정을 다시 남기게 될 전환점이 생길 거라 믿었다.
마치 휴가를 오기 전 선택받은 사람은 송우영이었지만 결국엔 한유설과 유다정이 오게 된 것처럼 말이다.
한유설은 분명 알고 있었다. 과정이 어떻든 결말은 변하지 않을 거라는 걸.
그래서 마지막에 자신이 겪을 운명 또한 소설과 같지 않을까 걱정하기 시작했다.
심해원은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다가 물었다.
“제가 제대로 된 설명을 주겠다고 했잖아요.”
한유설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고마워요. 해원 씨.”
이때 심해원은 꼬고 있던 다리를 풀고 소파 등받이에 기대어 앉더니 자세를 공격적으로 바꿨다.
“유설 씨는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데요?”
‘역시나.’
“해원 씨나 은지 씨 결정을 따라야죠.”
심해원은 아무 말 없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래요. 은지 씨랑 상의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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