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3화
만약 김원우가 강제적인 사랑을 원했다면, 송서아와 박유준이 연애 중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그사이에 개입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런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오랜 세월 동안, 오늘 내린 이 결정을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걸 알고 있었다. 송서아는 김씨 저택의 정원에 갇힌 카나리아가 아니라 햇빛을 향해 아름답게 피어나는 자유로운 꽃이어야 했으니까.
그녀가 예쁜 눈을 크게 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나를 좋아한다고 했어요?”
송서아의 맑은 목소리는 의문으로 가득 차 있었다. 김원우가 터무니없는 농담이라도 한다는 듯, 놀람과 혼란으로 가득 찬 표정이었다.
그러나 송서아의 시선이 흔들릴수록 김원우의 눈빛은 오히려 더 진지해졌다.
“응, 널 좋아해.”
짧고 확실한 대답이었다. 그 순간, 차 안의 공기가 달라졌다. 온도도, 숨결도, 모든 것이 미묘하게 변했다.
김원우는 자신의 고백이 그녀에게 어떤 의미로 닿을지 두려웠다. 혹시라도 그 마음이 짐이 되진 않을까, 송서아가 자신을 더 멀리 밀어내진 않을까...
살면서 한 번도 이런 식으로 마음을 내보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김원우가 정신을 차렸을 때, 송서아는 그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
“...”
김원우가 순간적으로 숨을 멈췄다. 가슴 너머로 송서아의 체온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서아야? 송서아?”
그가 낮은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송서아는 김원우의 가슴팍에 기댄 채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잠들었군.’
그는 잠시 그대로 자리에 굳어있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고 조용히 송서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조심스러운 손길로 그녀를 조수석에 눕혔다.
김원우는 마지막으로 송서아에게 안전벨트를 매어주고 나서야 차를 돌려 김씨 저택으로 향할 수 있었다.
운전 속도는 평소와 달랐다.
시내 중심가에서 저택까지 오는 길, 도시의 불빛이 유리창을 스치며 김원우의 옆얼굴에 그림자를 남겼다. 삼십 분 남짓한 거리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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