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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박은영의 얼굴빛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그녀가 의아한 표정으로 서연주를 바라보자, 서연주는 여유로운 미소를 띤 채 담담하게 박은영의 눈길을 맞받아주었다. 그 당당함과 자부심에는 조금의 가식도 없었다. 심해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던졌다. “박은영 씨, 작품 서명을 제대로 보지 않았나 봐요? 권씨 가문 갤러리에 걸린 작품이라면 모두 유명작이에요. 명문가 출신인 척하시다가 웃음거리가 되지는 마시죠.” 누구라도 알아들을 수 있는 조롱이였고 박은영이 서연주 어머니의 작품과 명예를 가로채려 한다는 비난이었다. 서연주도 박은영이 허영심에 사로잡혀 있다는 심해준의 말뜻을 이해했지만 이를 부정하지 않은 채 온화하게 덧붙였다. “이 작품은 제 어머니가 해외로 가시기 전에 팔았던 첫 번째 그림이에요. 여기서 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 하지만 제 어머니의 그림을 이렇게 좋아해 주신다니 박은영 씨 안목은 괜찮은 것 같네요.” 박은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우연히 이렇게까지 비슷한 작품이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어머니가 잃어버린 하반부 그림과 허윤정의 작품이 정확히 맞아떨어지고, 고가에 판매되었다는 점이 너무나 의심스러웠다. 추측건대 허윤정의 이 작품은 어머니의 졸업 작품에 문제가 생겼던 사건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은영은 재빨리 마음을 가다듬으며 머릿속을 정리했다. 허윤정은 당시 박은주의 도움으로 상류 사회에 발을 들였고, 부유층의 후원을 받으며 해외로 떠났다. 그녀는 박은주를 배신하며 수많은 영예를 얻었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 논쟁을 벌여도 별 이득이 없다는 걸 박은영도 잘 알고 있었다. 어찌 되었든 현재 이 작품에는 허윤정의 서명이 되어 있으니, 막무가내로 우긴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다. 박은영은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정말 이 작품이 마음에 들어서 그러는데 권이준 씨한테 연락을 주실 수 있을까요? 고가로 구매할게요.” 지금 가장 중요한 증거는 오직 이 작품이었고 손에 넣으면 언젠가 진실을 밝힐 기회가 올 거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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