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화
“불만이 있으면 박은영 씨의 남편을 데리고 와서 한번 싸워보시든가요.”
심해준이 비웃듯 말했다.
한때, 심해준은 박은영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박은영이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는 꽤 놀랐었다.
그는 박은영의 아름다운 외모와 차분한 성품이 마음에 들었고 그녀가 생각이 깊고 내면이 풍부한 여성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 그녀가 갑자기 결혼하고 가정주부로 살아가며 남편과 부엌만 챙기는 삶을 선택하자, 심해준은 실망감에 사로잡혔다.
그때부터 심해준은 박은영은 경멸했고, 서연주처럼 능력 있고 학력도 높으며 남자에게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여성과는 비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박은영은 심해준의 시선과 생각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다만 그녀 또한 자신이 우습게 느껴졌다.
‘내 남편? 지금 다른 여자를 아끼고 있는 바로 그 사람을 말하는 거겠지?’
마침, 4층에서 내려오던 심가희는 심해준이 또 박은영에게 시비를 거는 걸 보자 바로 달려오며 말했다.
“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박은영은 심가희의 손을 잡고 심해준을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
“심 대표님, 우리 사이에 친분 같은 건 없잖아요. 그러니 앞으로 제 일에 함부로 입 놀리지 마시죠. 어차피 당신과는 상관없는 일이잖아요.”
그녀는 호구가 아니었다. 예의를 지키는 것도 중요했지만, 누군가가 선을 넘으면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평소 온화하기로 소문난 박은영이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할 줄을 몰랐던 심해준은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순간 당황했지만, 그는 곧 경멸로 가득 찬 표정을 지으며 다시 한번 확신했다.
‘역시 박은영은 서연주와 비교될 상대가 아니야. 한마디 진실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속이는 여자에 불과해.’
박은영과 심가희는 휴게실로 자리를 옮겼다.
방금 일어난 일을 간단히 설명하자, 심가희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유태진은 네가 상처받는 게 전혀 신경 안 쓰이나 봐. 하루 부부도 인연이라는데, 어떻게 네 아픈 데만 콕콕 찌르는 거야?”
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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