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화
하지만 지금은 병 때문에 술을 마실 수도 없었고 무엇보다 유태진과의 일이 술을 마시며 마음을 달랠 만큼 그녀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도 못했다.
심가희는 결국 다른 친구들을 불러 술 마시러 갔다.
박은영이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에 하수혁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그는 간단히 갤러리 상황을 물었고 박은영도 담담하게 넘어갔다.
“내일 우리 집에 와서 식사해. 아버지가 내일 쉬시거든. 와서 어르신 기분 좀 맞춰드려.”
박은영은 새 프로젝트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들을 하태민한테 여쭤봐야겠다고 생각하며 흔쾌히 응했다.
“내일 데리러 갈게.”
박은영의 대답을 끝으로 두 사람은 통화를 마쳤다.
다음 날, 박은영은 특별히 도성에 있는 한 오래된 제과점에서 하태민이 좋아하는 팔미에를 사려고 줄을 서서 기다렸다.
하수혁은 도착하자마자 차에서 내려 박은영을 위해 조수석 문을 열어주었고, 그녀가 조수석에 앉자마자 따끈한 군밤 한 봉지를 무심하게 던져주며 말했다.
“네가 좋아하는 거야. 먼저 좀 먹어둬.”
박은영의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고마워요”
하수혁은 그녀의 머리를 톡 치며 농담을 던졌다.
“고맙긴. 나 좀 잘 봐두라고. 앞으로 남자 고를 때 눈높이 좀 높아지게.”
박은영은 어쩔 수 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하수혁의 차가 떠난 뒤, 맞은편 길가에 있던 벤틀리 한 대가 차창을 내렸다.
김정한은 차가 떠난 방향을 바라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김지유에게 줄 과자를 사러 왔다가, 박은영과 하수혁의 사적인 일정을 목격하게 된 것이었다.
박은영을 알고 지낸 지 꽤 되었지만, 그는 그녀가 이토록 자연스럽고도 온화하게, 진심에서 우러나는 친근한 미소로 누군가를 대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설마 박은영이 진짜 유태진을 놓아주려는 건가?'
그는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 오랜 세월 박은영이 유태진을 어떻게 대했는지, 그와 정하늘이 너무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는 핸드폰을 꺼내 들고, 망설인 끝에 유태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너랑 박은영 요즘 어떻게 지내?]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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