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화
서연주는 고개를 돌려 유태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방금 주 대표님과 박은영 씨 사이 분위기가 이상하던데, 무슨 일 있나 봐요?”
유태진은 메시지를 확인하느라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몰라.”
냉담한 그의 태도에 서연주는 입꼬리를 살며시 올렸다.
그녀는 유태진이 박은영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이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올라갈래요?”
서연주는 환하게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유태진은 시계를 확인하며 말했다.
“회사에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해. 다음에 다시 보러 올게.”
서연주는 강요하지 않고 차에서 내리며 말했다.
“조심히 가세요.”
“그래. 올라가.”
유태진을 배웅한 뒤 서연주는 허연주의 병실로 올라갔다.
그녀는 허연주한테 방금 유태진이 자신을 데려다주었고 주차장에서 박은영을 만났다는 사실을 간단하게 털어 놓았다.
책을 읽고 있던 허윤정은 책장을 넘기며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역시 박은영도 그 무능한 자기 엄마를 닮았나 보구나. 남자 하나 제대로 잡아두지도 못하는 어리석은 계집애. 너한테는 상대도 안 되는 수준이야.”
서연주는 잠시 멈칫하다 물었다.
“박은영의 엄마요?”
허윤정은 책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머릿속이 텅 빈 위선적인 여자였어. 돈 좀 있다고 잘난 척하며 선량한 척 가식 부리던. 나를 후원한다면서 동창들 앞에서 내 가정 형편을 다 까발려 놓고는, 자선사업가인 양 포장했지. 남자들 눈에 더 띄려고.”
‘네가 무슨 나한테 구세주라도 되는 줄 알았어?’
허윤정은 잠시 눈살을 찌푸렸다가 다시 평온한 표정을 지으며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지. 박은주, 네 딸도 내 딸을 당해낼 수는 없을 거야.’
서연주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 또한 허윤정의 말처럼 박은영은 자신의 상대조차 되지 않다고 생각했다.
...
박은영은 며칠 동안 쌓였던 일을 마무리한 후, 나혜주와 함께 박은주의 삼 년 기일을 어떻게 준비할지에 대해 논의했다.
예전에는 기일이나 추석이면 산소에 찾아갔지만, 이번에는 집에서 제단을 차리고 가족끼리 모여 작은 추모식을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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