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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당연히 실언할 리 없었다. 서연주가 들어와 하수혁의 옆에 서 있는 박은영을 흘끗 보더니 입꼬리를 씩 올렸다. 박은영이 하수혁의 백으로 들어온 것이라면 이상할 것도 없었다. 김정한과 심해준이 윤기훈에게 인사를 건넸는데 그들은 눈앞의 사람이 대단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태민 교수의 제자로서, 현재는 독립적으로 국가급 연구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었다. 진승현은 좀 더 시크하게 인사를 건넸다. “오랜만이네요.” 그의 할아버지는 장관급이었고., 아버지는 군부에 있었기에 평소에 이런 사람들과 만날 일이 많아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인사를 마친 그는 박은영을 한 번 훑어보고는 흥미롭다고 생각하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박은영이 이런 곳에 올 수 있다니, 하수혁이 얼마나 자원을 기울였을지 짐작할 만했다. 서연주는 우아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서연주예요. 로열의 유 대표님을 대신해 왔어요. 태진 씨는 일이 좀 생겨서 늦을 것 같으니 양해 부탁드려요.” ‘로열을 대표해서?’ 박은영은 그 한 마디를 마음속으로 곱씹었다. ‘유태진과 서연주의 관계가 이렇게 깊어지다니. 서연주에게 자신을 대표할 권한까지 주었단 말이야? 서연주가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외부에 알리는 건가?’ 윤기훈은 서연주를 유심히 살펴보더니 말했다. “아, 서연주 씨군요. 전에 유 대표님을 만났을 때 이야기를 들은 적 있어요. 그분이 꽤 중요하게 생각하시더군요.” 서연주는 겸손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지었지만 두 눈에는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달콤함이 묻어났다. 누구든 그 ‘수상한 관계’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박은영은 그녀의 표정을 보는 것조차 귀찮아 몸을 살짝 돌려 하수혁에게 오늘 주요하게 관람할 전시관이 몇 개인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하수혁이 아직 대답하지 않았는데 심해준이 박은영을 노려보며 말했다. “하 대표님, 여긴 세계 최정상급 군수 물자들인데 핵심 기술 엔지니어도 데려오지 않고 어떻게... 아무것도 모르는 분만 데리고 오셨어요?” 그는 또 살짝 웃으며 덧붙였다. “여기는 실력만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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