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1화
그는 박은영이 탄 차를 한참 바라보았다.
방금 윤기훈가 박은영을 바라보는 눈빛에 미묘한 열정이 어린 것을 분명히 봤다. 마치 오래된 친구라도 만난 듯 단순한 예의 차원을 넘어선 것 같았다.
순간 의심이 스쳤다.
‘내가 과민반응한 걸까?'
한편, 이 모든 상황은 멀리 서 있던 진승현의 눈에도 고스란히 들어왔다.
박은영이 유태진의 차 문을 열던 순간부터 서연주가 현장에 등장하는 장면까지, 그는 하나도 빠짐없이 지켜보았다.
진승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지었다.
‘어째서 나만 이런 다채로운 장면을 목격하게 되는 거지?'
‘그래서 박은영이 얼마 전 유태진을 그렇게 쳐다본 거였군. 또 새로운 생각이 생긴 모양이네. 이번엔 차에 같이 타려다가 진짜 여자 친구에게 제대로 걸렸나 봐."
“뭐가 그렇게 우스워?”
진승현의 핸드폰 너머로 남자의 낮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진승현은 담배 재를 털며 대답했다.
“그냥 재밌는 광경을 봐서 말이야. 인기가 너무 많아도 골치 아플 때가 있더라. 여자들이 남자의 관심을 끌려고 쓰는 수작이 정말 다양해.”
상대방은 가볍게 핵심을 찔렀다.
“너 언제부터 가십거리를 좋아했어?”
진승현은 조금 당황한 듯 말했다.
“또 날 놀리는 거야? 난 그냥 구경꾼일 뿐이야.”
그는 담배를 비벼 끄고 다시 물었다.
“권이준, 도대체 언제 귀국하는 거야? 설에도 못 돌아와?”
“상황 봐서.”
전화기 너머로 느긋한 대답이 들려오자 진승현은 혀를 차며 말했다.
“권이준 전문가, 너 같은 경력은 외국에서 썩히느니 차라리 귀국해서 국내의 수많은 환자를 위해 봉사하는 게 낫지 않아?”
“음, 맞는 말이야.”
승현은 웃으며 욕설 한마디를 내뱉고 전화를 끊은 후 차에 탔다.
구역 관람을 마치니 벌써 4시가 넘었다.
박은영은 윤기훈과 비전의 연말 프로젝트에 관해 이야기 했다.
그녀의 생각을 듣던 윤기훈은 감격하여 눈물을 글썽일 정도였다.
“이 프로젝트는 거의 국내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수준이야. 은영아, 안 할 때는 몰랐는데 큰 걸 하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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