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화
시선을 드는 순간, 그는 백미러를 통해 방금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 여린 한 여자의 모습을 포착했다.
그녀는 조금 휘청이고 있었다.
저혈당 때문인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 박은영은 옆에 있는 광고판을 잡고서야 간신히 몸을 지탱할 수 있었는데 몸이 좋지 않은 듯했다.
유태진의 눈빛은 여전히 차갑고 무심했지만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어 지시를 내렸다.
“잠깐 멈춰.”
서연주와 유나연이 그쪽을 바라보았다.
유나연이 가장 먼저 박은영의 상태를 알아채고 유태진의 생각을 읽은 듯 불만스럽게 말했다.
“오빠, 아직도 저 여자한테 속아요? 방금도 분명 불만이 있었으면서 인제 와서 연기하는 거잖아요?”
“신경 쓰지 말아요. 신경 쓰면 속는 거예요.”
그녀는 빨리 떠나자고 졸랐다.
서연주도 뒤를 돌아보며 소리 없이 입술을 깨물었다.
‘박은영의 연기가 점점 더 교묘해지는 것 같아.’
뭔가를 이루지도 못하고 자존심만 높아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남자에게만 매달려 비굴하게 애정을 구걸하는 모습이 너무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했다.
유태진은 백미러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유나연은 귀찮다는 듯 아예 유태진의 소매를 잡아 그의 주의를 끌려 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팔꿈치가 서연주의 팔을 쳤다.
서연주가 살며시 숨을 들이쉬자 유나연이 당황하며 말했다.
“새언니, 제가 실수로 부딪쳤어요?”
유태진이 그녀를 돌아보며 물었다.
“왜 그래?”
서연주는 자신을 걱정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요. 어제 작업실에서 부품 보다가 손목을 다쳤는데 이미 다 나았어요.”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너무 늦은 시간이라 걱정 끼쳐 드리고 싶지 않았어요.”
서연주가 고개를 저었다.
유태진은 입술을 감빨더니 운전사에게 말했다.
“병원으로 가.”
박은영 쪽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서연주는 그의 반응을 보고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박은영은 광고판을 붙잡고 겨우 정신을 차렸다.
입술마저 창백해진 그녀는 옆에서 차 엔진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고개를 돌려 쳐다봤다.
유태진의 차가 쏜살같이 지나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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