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몰랐나 보네?”
이금희가 곧장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화를 냈다.
“며칠 전에 너희 둘 청수산 1박 2일 여행권을 예약해줬는데, 어제 태진이한테 물어볼 때 이미 너한테 티켓 줬다고 했거든.”
박은영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미리 말했어야지, 유태진!’
그녀와 함께 휴가를 보내기 싫어서 일부러 할머니를 속인 수작이었다.
“그게요, 할머니... 실은 제가 갑자기 일이 생겨서...”
“주말인데 일은 무슨 일! 그 녀석 커버 쳐주지 마. 지금 바로 그리로 가거라. 할미가 진작 다 준비해놨거든. 태진이 자식한테는 내가 알아서 다그칠게.”
박은영은 진심으로 말리고 싶었다.
“할머니, 사실 저랑 태진 씨...”
“그래, 너희 둘 뭐?”
이금희가 또다시 상냥한 말투로 물었다.
아직 둘의 이혼 사실을 모르는 게 뻔했다.
유태진이 아직도 집에 안 알렸다고?
그게 아니면 이금희가 둘을 위해 휴가까지 마련해줄 리는 없으니까.
박은영은 가슴이 답답했다.
이금희는 혈압도 불안정하고 심장이 안 좋으니 설마 유태진이 적절한 시기를 골라서 천천히 말씀을 드리려는 걸까?
만약 그런 거라면 박은영도 이쯤에서 멈추는 게 상책이다. 괜히 할머니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무슨 사달이라도 난다면 그녀만 나쁜 년이 될 테니까.
어차피 이혼합의서에 사인까지 했으니 마지막 절차만 밟으면 된다. 할머니는 천천히 이 사실을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그녀는 심사숙고 끝에 대답했다.
“아니에요, 아무것도. 지금 바로 갈게요, 태진 씨가 말해줬어요.”
일단 이금희만 진정시키면 된다. 그녀는 굳이 휴양지까지 갈 마음이 없었다.
“그래. 지금 차 보낼 테니 기사가 알아서 데려다줄 거야.”
하지만 이금희가 끝까지 밀어붙였다.
“부부도 가끔 새로운 분위기가 필요하잖아. 너희 둘 이참에 오붓한 시간 보내고 연말엔 나한테 증손주 안겨줘야 한다!”
기대에 부푼 할머니의 소원...
이금희는 그녀에게 거절할 기회도 안 주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박은영은 머리가 아파서 이마를 짚었다.
그녀는 누구보다 할머니의 마음을 잘 안다. 결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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