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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유태진의 태도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그 외에는 별다른 감정이 들지 않았다. 결혼을 결정한 순간부터 그들은 계약 결혼을 약속했고, 그녀는 그것을 사람들 앞에서 밝힐 이유가 없었다. 만약 정말 앞뒤 가리지 않고 행동해서 그녀가 방금 그 많은 사람 앞에서 유씨 가문 사모님이라는 신분을 직접 밝히기라도 했다면 서연주는 명분이 없다는 비난을 받을 것이고, 유태진은 그녀와 박씨 가문을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결국 이성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고 오늘 밤 같은 자리에 있으니 그녀는 여전히 유태진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생각을 정리한 박은영은 인파를 따라간 것으로 들어가 발표회 메인 홀에 도착했다. 하수혁은 박은영을 한눈에 알아보고 손짓하며 그녀를 불렀다. 박은영이 다가가자 하수혁은 옆자리를 톡톡 치며 말했다. “여기 앉아. 오늘 텍스의 기술적인 돌파구가 있는지 한번 보자. 괜찮은 시찰 대상이야.” 박은영은 복잡한 생각에 잠겨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텍스가 그 진 회장님의 회사인가요?” 진승현은 집안의 외아들이라 정계로 가지 않고 사업을 하는데, 국정 뉴스에 자주 나오는 고위 간부 어른의 조언도 있으니 확실히 협력을 고려해 볼 만한 대상이다. “이따가 가서 인사라도 할까?” 하수혁은 지난번에 연구원 단지에 갔을 때 진승현이 박은영에 대해 오해가 조금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진승현은 박은영이 그다지 전문적이지 않다고 오해하고 있었다. 다시 한번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박은영의 업계 내 통찰력과 텍스 소재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을 통해 오해는 분명히 풀릴 것이다. 진승현이 박은영과 대화를 나누기만 한다면 분명 생각이 바뀔 것이다. 박은영은 아무런 이의가 없었다. 그녀는 지난번 진승현이 U.N2를 함부로 건드렸다고 ‘지적’했던 일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진승현의 출발점은 그녀도 인정하는 바였고, 지난 상황은 그녀에게 별일도 아니었다. 진승현과 인사를 나누는 동안, 박은영은 시선을 돌려 회장 안을 둘러보았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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