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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유태진이 진짜 방을 바꾸다니. 아침 일찍 서연주와 같은 방에서 나온 걸 보아 두 사람은 어젯밤... 한 방을 쓴 게 틀림없었다. ‘역겨워 정말.’ 박은영은 두 사람을 피해서 다시 방에 돌아가 욕실에 뛰쳐 가더니 헛구역질을 했다. 그녀는 아무것도 토해내지 못했고 요즘 들어 식욕까지 떨어졌다. 예상했던 것보다 상태가 더 빨리 악화되는 걸까? 거울에 비친 초췌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한없이 쓸쓸할 따름이었다. 인간은 너무 나약해서 탈이다. 그래도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 전에 깨달았다는 사실에 안도할 따름이었다. 지금이라도 충분히 나답게 살아갈 수가 있다. 박은영은 좀 더 생기 있어 보이게 화장을 고쳤다. 그리고 민박에 부탁해서 산에서 내려갈 차를 예약했고 이때 마침 외할머니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녀의 외할머니 나혜주는 엄격하고 무뚝뚝한 성격의 어르신이다. 외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그 뒤로 외할머니는 모든 정성을 자녀 양육에 쏟았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외할머니는 말수가 더 줄었지만 유독 그녀의 일에만 각별히 신경 썼다. “네, 할머니.” 박은영은 이상한 낌새를 들키지 않으려고 일부러 목소리를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 “아침은 먹었어?” 나혜주가 관심 조로 물었다. 그 순간 박은영은 마음이 다 따뜻해졌다. “지금 먹고 있어요. 할머니 나 보고 싶구나?” 나혜주는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별일은 없고 요즘 태진이랑 너 줄 목도리 두 개를 떠놨거든. 날씨가 점점 추워지니 손으로 직접 뜬 게 더 따뜻할 거야. 언제 시간 날 때 가지러 와. 그 참에 집에 와서 밥도 한 끼 먹고. 할미가 너 좋아하는 소갈비 해줄게.” 박은영은 시선을 아래로 툭 떨궜다. “할머니, 그렇게까지 수고하실 필요 없는데...” “이건 달라. 네가 그런 명문가에 시집가서 사는 게 쉽지만은 않다는 걸 할미도 알고 있단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서 이런 것밖에 못 해주네. 태진이한테 잘해줘. 걔가 양심이 있다면 우리 은영이한테도 잘할 거다. 그렇지?” 박은영은 눈가가 붉어졌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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