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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유태진은 걸음을 멈추더니 고개를 들고 한쪽에 앉아 있는 박은영을 발견했다. 그는 얼굴에는 아무런 동요도 없이 눈을 살짝 내리깔며 말했다. “손님이 와있으니 이따 다시 얘기하자.” 박은영은 그가 말한 ‘손님'이라는 단어에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했다. 다만, 그녀는 이제 확신할 수 없게 되었다. 유태진이 방금 회의를 마쳤다면 서연주와 영상 통화를 즉시 할 리가 없었다. 그들의 대화 분위기로 봐서는 분명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눈 것 같았다. 즉, 유태진은 아마 오래전에 회의를 끝냈을 것이다. 단지 서연주와 장시간 통화를 하느라 그녀가 여기서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었을 뿐이다. 그는 영상 통화를 끊고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왔다. “한 변호사 불러.” 유태진은 지시를 내린 후 박은영의 맞은편에 앉아 그녀를 바라보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오래 기다렸어?” “유 대표님, 다음엔 시간 좀 지켜주세요.” 박은영이 시계를 확인하며 얼굴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유태진은 그걸 알아챘다. 그제야 그의 눈빛이 미세하게 움찔하더니 시선이 그녀의 얼굴에 잠시 머물렀다. 잠시 후 그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조기현, 박은영 씨에게 허브티 한 잔 가져다줘.” 조기현은 박은영의 앞에 놓인 커피를 보고는 뭔가 말하려 듯했지만 결국 순순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박은영은 움직이지 않고 인사치레도 하지 않았다. 한성이 들어왔을 때 두 사람은 서로 말 한마디 없이 침묵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태진은 여전히 생각에 잠긴 듯 박은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성이 가볍게 기침을 하며 서류를 꺼냈다. “박은영 씨, 또 뵙네요.” 박은영은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대신했다. 한성은 계약서를 펼치며 말했다. “여기에 서명하시면 됩니다. 다른 계약서도 마찬가지고요.” 홍보부에서 몇 년간 근무하며 계약 관련 사항에 상당히 익숙했던 박은영은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 후에 서명했다. “수고하셨습니다. 한 변호사님.” 박은영은 공손하게 인사를 건네고 일어섰다. 한성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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