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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진승현은 문틈으로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는 승인을 받기 위해 윤성빈과 상의할 일이 있었는데 이런 상황을 마주할 줄은 몰랐다. 사실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박은영의 전문성은 확실히 서연주 같은 세계적 명문 대학 박사와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자신 있게 윤성빈의 앞에서 서연주를 거절할 수 있단 말인가? 만약 박은영이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객관적으로 서연주의 능력을 인정했다면 그는 박은영을 높이 평가했을 것이다. 하지만 소녀 같은 마음에 사로잡혀 남자를 위해 시기 질투에 빠진 채 이성적이지 못했다. 더 중요한 것은, 유태진이 확실히 서연주의 남자친구라는 사실이었다. 박은영은 내연녀 자리도 따내지 못했으면서 정식 여자 친구를 겨냥하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문이 열리며 박은영과 하수혁이 나란히 나오다가 앞에 있는 진승현과 눈이 마주쳤다. 하수혁은 직업적인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진 대표님, 윤성빈 씨를 찾으세요?” 진승현은 박은영이 자신 옆을 지나가려 하자 즉시 몸을 비키며 거리를 두었다. 마치 박은영과 접촉하는 것이 두려운 듯했다. “네, 그럼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네. 진 대표님.” 박은영은 진승현의 행동을 눈치채었다. 그녀는 담담히 한 번 흘겨보았을 뿐 표정 변화 없이 별로 개의치 않았다. 유태진은 눈치가 빠른 남자였다. 그녀와 하수혁이 서연주를 대하는 태도를 눈치챈 그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직접 윤성빈을 찾아갔다. 서연주를 위한 길을 만들려는 속셈이었다. 윤성빈이 사람을 받아주라고 부탁한다고 해도 신중히 고려해야 할 입장이었다. 다행히도 그들은 자체 자금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기에 다른 사람의 간섭을 받지 않아도 되었다. 비전으로 돌아온 박은영은 집 매매 문제를 생각하고 있었다. 이미 매물로 내놓은 상태였다. 그 집은 위치나 내부 시설 모든 것이 최상급이어서 팔리지 않을 걱정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조기현에게 연락을 취했다. 전화가 연결되자 박은영은 약을 꺼내 정해진 시간에 맞춰 한 알 삼키고 나서 차분하고 단호한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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