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3화
서연주는 잠시 얼이 빠져 멈춰 섰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 찌푸린 미간을 펴지 못한 채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통화를 끝내고 난 뒤 그녀의 얼굴은 심각하게 굳어 있었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비전과 나를 상대로 경찰에 직접 고소를 하다니 대체 왜?’
“무슨 일이야?”
허윤정이 딸의 안색이 좋지 않음을 눈치채고 물었다.
서연주는 입술을 꽉 다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경찰에서 전화가 왔어요. 비전의 기술 유출 사건에 제가 연루되었다면서 조사에 출석하라는 통보였어요.”
허윤정의 표정이 단번에 굳어졌다.
“그게 도운수 때문이야? 그런데 왜 갑자기 기술 유출이 되는 거지? 애초에 상양 컴퍼니가 박은영을 상대로 제소한 거 아니었어?”
“나도 몰라요. 정말 모르겠어요.”
서연주는 헝클어진 머리칼을 쓸어올리며 애써 마음을 가라앉혔다.
“뭔가 이상해요.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처음 상양 컴퍼니가 비전을 상대로 표절 문제를 제기했을 때, 비전은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 탓에 업계 사람들은 이미 비전이 떳떳하지 못하다고 단정했고 모른 척 조용히 넘어가려 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서연주는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급히 휴대폰을 켰다.
비전 기업의 공식 계정을 확인한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거기에는 경찰에 제출한 고소장 접수증과 함께 끝까지 추궁하겠다는 강경한 성명이 올라와 있었다. 그 내용은 상양 컴퍼니가 불법적인 경로나 인물을 통해 비전의 코드와 기술 자료를 빼돌렸을 가능성을 정면으로 지적하고 있었다.
서연주의 얼굴빛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비전은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다.
“신고가 너한테도 영향이 있는 거 아냐? 애초에 비전이 표절한 거잖아. 어떻게 갑자기 기술 유출로 뒤집히는 거야?”
허윤정이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보기에는 박은영이 너한테 일부러 진흙탕을 뒤집어씌우려는 거야!”
서연주의 머릿속은 이미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두 손을 움켜쥔 채 깊이 찡그린 그녀는 짧게 말했다.
“일단 다녀와야겠어요.”
곧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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