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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박은영의 말투는 담담했지만 서연주의 귀에는 날카로운 비아냥으로 들려왔다. 서연주의 얼굴이 굳고 손에 든 가방끈을 더 세게 움켜쥐더니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다잡은 뒤 낮게 말했다. “저는 이번 일에 대해 전혀 몰랐어요. 은영 씨도 그건 아셔야 해요.” 사건의 핵심은 진짜 책임자를 밝히는 것이어야 했다. 질투 때문에 자신을 겨누는 건 불필요하다고 서연주는 생각했다. “이 일은 협의할 수 있는 문제예요. 상양에서 비전과 은영 씨께 보상해 드릴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고소는... 철회해 주셨으면 해요.” 아직은 되돌릴 수 없는 지경까지 간 건 아니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박은영은 고개를 돌리며 차갑게 대꾸했다. “서연주 씨가 주겠다는 그 더러운 돈, 받을 바에는 차라리 법정에서 보겠어요.” 서연주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박은영을 바라보았다. 이렇게까지 거절당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박은영은 무심히 시선을 거두며 단호히 덧붙였다. “절차대로 하세요. 법정에 가면 저와 얘기할 시간은 얼마든지 있을 거예요.” 그녀는 서연주의 굳은 얼굴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곧장 비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심가희는 일부러 발걸음을 늦추더니 서연주 쪽을 향해 달콤하게 웃었다. “서연주 씨, 그대로 돌려드릴게요. 예전에 절차대로 가보자고 하신 말씀, 기억하시죠? 우리도 똑같이 해드릴게요.” 서연주는 그 말의 의미를 단번에 알아차렸고 가슴이 크게 들썩였지만 억눌렀다. 이제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비전은 단 한 치의 협상 의지도 없었다. 돈도 조건도 바라지 않았고 오직 자신을 끝장내는 것만 원하고 있었다. 사건이 재판으로 넘어가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비전은 이미 명확한 증거를 갖고 있었고 기밀 유출과 명예훼손 혐의로 자신을 감옥에 보낼 명분도 충분했다. 건물 안에 들어갈 수 없었던 서연주는 결국 차로 돌아왔다. 뒷좌석에 있던 허윤정이 서연주의 표정을 보고 다급히 물었다. “합의가 안 된 거야?” 서연주는 고개를 저었다. “얘기조차 안 됐어요.” 허윤정은 이번에는 정말 당황해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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