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8화
이제 관건은 비전이 텍스의 관리 책임까지 물을 것이냐 하는 점이었다.
진승현은 이틀 내내 머리를 싸맸다. 이번 사건의 파장은 너무 컸고 만약 비전이 본격적으로 책임을 묻는다면 텍스는 곧장 “협력하기 위험한 회사”라는 낙인을 뒤집어쓸 게 뻔했다.
그는 도저히 예상하지 못했다. 서연주 쪽에서 진짜 문제가 터질 줄이야. 그것도 외국인 엔지니어에게 완전히 이용당해 버릴 줄은 말이다.
진승현은 비전에 전화를 걸었지만 이미 전화는 빗발치는 문의로 마비 상태라 연결조차 되지 않았다. 결국 그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권이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혹시나 해결책을 얻을 수 있을까 싶어서였다. 어디까지나 자신도 서연주 때문에 원치 않게 휘말린 처지였으니까.
권이준은 막 연구 과제를 마친 참이었다. 그의 얘기를 잠자코 듣던 그는 담담히 물었다.
“비전에서 텍스까지 추궁하겠다고 분명히 말했어?”
“아직 확실치는 않아. 하지만... 박은영, 너도 알잖아. 아마 이번 기회에 나를 몰아붙일 수도 있어. 서연주하고 내가 한패라고 의심할 수도 있지.”
진승현은 그야말로 날벼락 같은 화를 떠안은 기분이었다.
권이준은 잠시 생각하다가 가볍게 받아쳤다.
“만약 박은영이 그렇게 옹졸하고 앙심 깊은 사람이었다면 네가 애초에 그 특허를 손에 넣을 기회조차 없었을 거다.”
그 말에 진승현은 순간 입이 막혔다. 그러다 길게 한숨을 내쉬며 힘없이 중얼거렸다.
“형, 제발 나 좀 도와줘.”
권이준은 손에 쥔 일을 마저 정리한 뒤 느릿하게 말했다.
“확실히 성공할 거라 장담은 못 하지만 시도는 해볼 수 있지.”
뜻밖의 대답에 진승현은 눈을 크게 떴다. 정말 방법이 있다는 건가?
박은영이 권이준에게서 메시지를 받은 건 회의를 막 끝낸 직후였다.
짧은 글과 함께 음성 파일이 하나 도착해 있었다.
[실례를 무릅쓰고 연락드립니다. 최근 비전의 일을 들었고 제 동생 진승현도 연루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 녹음을 한번 참고해 주십시오. 제 동생은 상양과 어떤 부적절한 거래도 내통도 없었습니다. 박은영 씨께 도움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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