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1화
박은영은 고개를 들어 심해준 뒤에 서 있는 유태진을 보았다.
그의 표정은 별다른 기복이 없었지만 손쉽게 심해준의 동작을 제압하고 있었다.
심해준은 어깨뼈가 으스러질 듯 아파지자 마지못해 한 발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눈앞의 유태진을 제대로 확인한 순간, 입술을 다물며 낮게 중얼거렸다.
“유태진?”
심해준은 급히 말을 돌렸다.
“아니 오해야. 난 그냥 은영 씨랑 얘기를 좀 하고 있었을 뿐이야.”
그제야 유태진은 천천히 손을 풀었다. 그러면서도 시선의 한쪽 끝은 박은영에게로 향했다.
아까 심해준이 손을 뻗으려던 순간, 하수혁은 이미 그녀 앞을 가로막고 섰다가 이제서야 경계를 풀었다. 하지만 여전히 얼굴은 차갑게 굳어 있었다.
심해준은 욱신거리는 어깨를 주무르며 눈살을 찌푸렸다.
“유태진, 너 지금 서연주 편 들어주러 온 거냐?”
어차피 그는 서연주의 남자 친구 아닌가. 서연주가 당한 수모를 대신 따져 묻고 싶어서 온 게 분명하다고 심해준은 짐작했다.
그러자 하수혁이 비웃듯 말을 받았다.
“심 대표, 정작 서연주 씨 남자 친구가 와 있는데 굳이 앞장서서 나설 필요는 없지 않나?”
심해준의 얼굴이 굳었고 잠시 말문이 막혔다가, 겨우 내뱉었다.
“하 대표까지 왜 은영 씨처럼 그렇게 매정하게 말합니까.”
하수혁의 목소리는 한층 날카로워졌다.
“말이 거슬리면 애초에 본인 언행부터 돌아보셔야죠.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심 대표가 서연주 씨 남자 친구인 줄 알겠습니다. 그렇게까지 열을 올리시니 말입니다.”
심해준은 더 이상 할 말을 찾지 못하고 곧장 유태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유태진, 넌 오해하지 마라.”
그러자 유태진은 담담하게 받아쳤다.
“나한테 변명할 필요 없어. 사과할 사람은 박은영이지.”
심해준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자신이 무슨 손을 댄 것도 아니고 그저 따져 묻고 싶었을 뿐인데 왜 사과까지 해야 한단 말인가.
하지만 박은영은 더 이상 말싸움을 이어갈 생각조차 없었다. 그저 유태진을 바라보며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
“당신도 결국 목적은 똑같잖아요.”
굳이 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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