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2화
박은영과 유태진 사이의 대화는 애초부터 외부에 들려서는 안 될 성격의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곧장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왔다.
유태진이 이곳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무실은 현대적이고 간결한 인테리어였지만 박은영이 배치한 소품들 덕분에 의외로 따뜻한 기운이 감돌았고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향기가 가득 번졌다.
창가에는 치자꽃 화분이 놓여 있었고 유태진의 시선이 잠시 머물렀다가 곧 무심히 옮겨졌다.
박은영은 형식적인 말은 일절 하지 않고 곧장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유 대표님도 저를 따지러 오신 건가요? 아니면 서연주 씨를 봐달라고 하시려는 건가요?”
유태진은 그녀를 똑바로 보며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
“내가 그렇게 보여?”
박은영은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돌려 말하지 마시고요. 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곧장 말씀하세요.”
박민영은 그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을 압박하려는지 들어 보고 싶었다. 괜히 모르고 당하는 것보다는 직접 확인하는 편이 나았다.
유태진은 곧장 소파에 걸터앉으며 본론으로 들어갔다.
“좋아. 네가 이번 고소를 취하했으면 한다.”
박은영의 입술이 비웃듯 휘어졌다.
“그럼 대가로 뭘 주시겠다는 거죠, 유 대표님?”
그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네가 고소를 취하하면 티젠을 네 앞으로 넘겨주지. 정식으로 네가 티젠의 주인이 되는 거야.”
박은영은 순간 표정이 굳었다. 협박일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제안이었다.
유태진이 손짓하자 곧 조기현의 가방에서 몇 장의 두툼한 서류를 꺼내 탁자 위에 여유 있게 서류를 탁 펼쳐 놓았다.
“비전은 인재와 기술력은 탄탄하지만 자원 통합이나 재무, 연구개발 투자 그리고 전반적인 하드웨어 역량은 여전히 부족해. 하지만 티젠은 비전에 부족한 걸 전부 채워줄 수 있지.”
유태진은 고개를 들어 박은영을 바라보며 목소리를 조금 낮췄다.
“나는 알아. 비전이 언제까지나 연구에만 매달릴 순 없다는걸. 앞으로는 브랜드를 세우고 국내 시장에서 확실히 뿌리내려야 할 텐데 지금의 비전은 제조와 생산이라는 핵심을 감당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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