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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유태진은 조금도 조급해하지 않았다. 잠시 눈을 내리깔고 박은영의 표정을 살핀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천천히 생각해.” 그는 억지로 설득하려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서류 몇 장을 책상 위에 내려놓은 뒤 손가락 마디로 탁 소리를 내며 깊은 눈빛을 박은영에게로 향했다. “언제든 연락하면 돼.” 박은영이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애써 기다리지도 않고 그는 담담히 자리를 떠났다. 박은영은 한동안 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가 곧 서류를 챙겨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심해준은 유태진이 나타나자 오래 버티지 못하고 물러났고 불필요한 마찰도 거기서 끝났다. 하수혁은 은영의 얼굴이 무겁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러나 셋이 식당에 도착해 심가희와 합류했을 때, 그는 일부러 조금 전 있었던 일을 꺼내지 않았다. 괜히 심가희가 욱해서 심해준을 찾아가 붙을까 걱정했기 때문이다. 자리에 앉은박은영은 조심스럽게 유태진의 제안을 꺼냈다. 그리고 유태진이 남기고 간 서류를 두 사람에게 내밀었다. 그 안에는 주식 무상 양도 계약서와 관련 자료들이 빠짐없이 담겨 있었고 이미 유태진의 서명이 들어 있었다. 티젠은 유태진이 세운 여러 기술 계열사 중 하나였으며 그는 자산 이전을 직접 처리하고 티젠을 로열 그룹에서 완전히 분리할 예정이었다. 설비와 상표권까지 모두 박은영에게 넘어오는 조건이었다. 서류를 훑어본 하수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건... 도무지 믿기 힘든데.” 심가희도 눈을 크게 뜨며 입을 틀어막았다. “티젠을? 통째로 준다고?” 놀라움이 흥분으로 바뀌자 눈이 반짝였다. “와, 이건 완전 대박이잖아. 저렇게 큰 회사를 그냥 넘긴다고? 완전히 날로 먹는 거지.” 티젠은 국내 최고의 드론 제조업체이자 다각화된 공급망을 가진 기업으로, 브랜드 제조 분야에서는 이미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었다. 비전이 그 수준에 이르려면 수년은 더 필요했다. 하수혁도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난 오늘 유태진이 강경하게 압박하려고 온 줄 알았어. 충분히 가능한 사람이니까. 그런데 결과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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