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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8화

정하늘은 한동안 말이 없더니 낮게 중얼거렸다. “아마 태진이는 지금 바쁠 겁니다. 연주 씨의 일부터 수습해야 하잖아요. 배당금 유용 건만으로도 연주 씨가 대회에 나가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어요. 지금 정신없을 겁니다.” 그 말에 서연주의 불안으로 뒤틀리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았고 한동안 짓누르던 공포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아직 제 연락에 회답을 안 한 거군요. 상황이 많이 복잡해요?” 서연주가 묻자 정하늘은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이내 말을 이었다. “위아래로 다 입 막는 게 쉬운 줄 알아요? 연주 씨가 나가려는 그 대회가 어떤 건지 알잖아요. 세 자리를 두고 겨루는 건데 만약 거기서 우승하면 국가대표가 되는 거예요. 그러니 태진이가 연주 씨를 위해 안 뛰어다닐 수 있겠어요? 게다가...” 정하늘의 말투는 점점 무거워졌다. “요즘 연주 씨랑 연주 씨네 집안 상황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에요. 원래부터 유씨 가문 쪽에서는 못마땅해했잖아요. 이번 기회를 못 잡으면 다시는 기회가 안 올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일단 국가대표에만 들어가면 누가 유진 씨한테 뭐라 하겠어요.” 서연주는 오랫동안 생각에 잠겼다. 사실 유태진이 끝내 연락을 주지 않자 마음이 편치 않았고 머릿속은 늘 뒤숭숭했다. 불안은 시시각각 밀려왔지만 지금 정하늘에게 확답을 얻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알겠어요. 제 잘못 때문에 태진 씨가 이렇게 고생하는 거네요.” 서연주의 표정은 어둡게 가라앉았다. 만약 이 일이 이효정 쪽으로 새어 나간다면 일이 더 복잡해질 게 뻔했다. 그렇게 되면 유태진은 더더욱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하늘은 장난스러운 말투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 했다. “그러니까 연주 씨는 마음 단단히 먹고 준비만 잘하면 돼. 태진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요.” “네. 하늘 씨도 좀 쉬어요. 조만간 밥 한번 같이 먹읍시다.” 서연주는 관자놀이를 누르면서 말했다. 막혔던 마음이 풀린 듯하면서도 여전히 목에 가시가 걸린 느낌이 들었다. “좋아요. 언제든지 연락해요.” 정하늘은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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