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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1화

신혼집 이야기는 박은영의 관심 밖이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서연주가 전화를 받으며 그 얘기를 꺼내자 순간적으로 시간을 계산해 보았다. 완공 시기를 따져 보면 얼추 맞아떨어졌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 굳이 말하는 속내는 뻔했다. 박은영의 눈빛에 옅은 비웃음이 스쳤다. 전화를 끊은 서연주도 곧장 박은영을 발견했고 차갑게 내뱉었다. “몰래 엿듣는 습관도 있었나 보네요?” 박은영은 자기 휴대폰을 내밀며 시선을 들어 서연주를 흘겨보았다. “남이 쓰다 버린 걸로 만족하는 게 그렇게 자랑스러워요? 유태진이 새집도 못 사줬나 보죠. 연주 씨는 안팎으로 참 잘도 감수하며 사네요.” 순간 서연주의 표정이 굳었다. 박은영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남겨진 서연주의 얼굴에는 억눌린 분노가 서렸다. 상양 컴퍼니에서 쫓겨난 그 일은 여전히 마음을 찌르는 가시였고 그 일 때문에 서연주는 밤마다 제대로 눈을 붙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시험만큼은 달랐다. 비록 1차와 2차가 폐쇄형이라 결과를 알 수 없지만 박은영이 하태민 교수 같은 인맥의 도움 없이 혼자라면 끝까지 버티긴 힘들 거라고 서연주는 생각했다. 결국 3차의 공개 실기 무대에 서는 건 자신일 터였다. 마지막 라운드는 대규모로 치러졌고 최종 알고리즘과 시스템 응용에서 우승하면 곧장 국가 프로젝트에 채택되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 작품이 실제로 쓰이게 되고 국가대표 자격까지 얻는다면 박은영이 뭐라 한들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상양 컴퍼니 따위는 사라져도 상관없었다. 그때 서연주가 손에 넣는 건 훨씬 더 크고 단단한 것들이니 말이다. 연구팀에서 인정받고 나아가 유씨 가문에 들어설 자격까지 얻게 되는 셈이었다. 시험은 고도의 난도로 치러졌다. 모든 응시자는 고립된 채로 채점과 상황을 알 수 없었다. 일주일 뒤에야 합격 여부가 통보되고 통과한 이만이 3차 공개 무대에 설 수 있었다. 박은영은 시험 문제를 받아 든 순간 잠시 놀랐다. 전국에서 뽑힌 300명 중 단 3명만 남기는 과정이라 그 수준은 말 그대로 최정상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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