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1화
진기철이 직접 나서자 현장은 거의 폭발하듯 큰 파문에 휩싸였다.
진기철의 말이 끝나자마자 기묘한 정적이 몇 초간 이어졌다.
서연주는 거의 말을 잃었다. 두 눈이 멍하고도 두려운 채 박은영을 바라봤다. 진기철의 말이 사실인지 가늠하려 한 것이다.
서연주는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물러섰고, 고운 얼굴에서 핏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럴 리가 없어...”
놀란 건 서연주만이 아니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당혹스러워했다.
곧이어 마치 불씨가 옮겨 붙듯 장내가 들끓었고, 감탄과 탄식이 꼬리를 물었다.
진승현도 눈을 크게 치떴다. 숱한 풍파를 겪어온 진승현조차 이 순간만큼은 충격에 정신을 수습하지 못했다.
하물며 옆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김정한의 표정도 단숨에 굳었다. 비교적 침착하던 기색은 사라지고, 믿기지 않는다는 듯 시선은 박은영에게로만 향했다.
김정한은 박은영의 실력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압도적일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그 순간, 너무 쉽게 포기했던 과거가 뼈아프게 떠올랐다.
만약 그때 포기하지 않았다면...
심해준도 넋이 나간 듯했다. 얼굴빛이 순식간에 굳어 숨마저 막혔고, 목에서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늘 가벼웠던 정하늘도 이 순간만은 몸이 굳었다가 한참 지나서야 유태진을 바라봤다.
“나 환청 들은 거야?”
너무도 황당무계했다.
차라리 아직 잠에서 덜 깬 게 아닌가 싶었다.
유태진은 말이 없었다. 다만 고개를 약간 들고 무대 위에 홀로 서 있는 박은영의 가늘고 곧은 실루엣을 바라봤다.
그제야 진기철이 하태민을 향해 말했다.
“오늘 박은영 신분 공개하는 건 어쩔 수 없었어. 공개하지 않으면 박은영이 비난이랑 의심에 계속 시달렸을 거야. 나라 위해 일하는 연구자가 그런 억울함 받아서는 안 되지.”
진기철은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오늘 공개하지 않으면 서연주의 연이은 행동 때문에 박은영이 오히려 의심의 화살을 맞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력한 증거가 필요했다. 말만으로는 단 한순간도 방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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