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3화
이 상황은 현장에 있던 모두에게 큰 충격이었다.
누가 이런 결과를 상상이나 했겠는가.
서연주의 문제든, 박은영의 정체든.
심해준의 얼굴은 파랗게 질리다 못해 다시 새파랗게 굳어 버렸지만, 끝내 입을 열지 못했다.
심가희는 그런 심해준의 모습을 눈치챘다. 속이 끓어 얼굴빛이 어두워졌지만 더는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은 서연주가 윗선의 조사를 받는 문제였고, 심해준이 끼어들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배승연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유태진을 오래 바라보다가 겨우 물었다.
“유 대표님, 이렇게 가만히 계셔도 괜찮으세요?”
그 말에 주위 사람들이 비로소 다시금 정신을 차렸다.
유태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마치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듯 담담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배승연을 보았다.
“조사할 일일 뿐인데, 내가 뭐가 급해요?”
배승연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좁혔다.
알 수 없는 기묘한 느낌이 점점 커져 갔다.
서연주는 당장 처리해야 할 인물이었지만, 오늘의 경연 또한 끝까지 마무리돼야 했다.
결과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박은영이 단연 1위였다.
이제 그녀의 정체까지 드러났으니, 누가 뭐라 의심할 수 있겠는가.
남은 건 놀라움뿐이었다.
이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았다.
5년 전 세상에 나온 U.N2. 모두가 업계 최고 권위자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주인이 다름 아닌 한 젊은 여성이라니.
5년 전, 그녀는 고작 스무 살이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깨달은 사람들은 그제야 소름이 끼쳤다.
이런 존재야말로 진짜 보기 드문 천재가 아니겠는가.
박은영 자신도 오늘 일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몰랐다. 그것도 온 국민이 지켜보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원래라면 보안 협약이 만료된 이후에야 업계 행사에서 제한적으로 정체가 알려질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대규모 무대에서 한순간에 드러나게 될 줄이야.
대부분의 연구자는 조용히 묵묵히 일한다.
하지만 지금 박은영은 명성과 이익까지 동시에 손에 넣은 셈이었다.
이제 그녀를 상대로 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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