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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3화

이효정은 유태진의 말에 어떤 무게가 있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그는 박은영과 백년해로할 터였다. 비록 평생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점이 어머니로서는 아쉽고 탐탁지 아들의 성격을 잘 아는 그녀로서는 아무리 억지로 강요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유나연은 이효정의 옆에 앉아 이 상황을 지켜보더니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오늘 두 분이 한자리에 모이신 게, 설마 오빠랑 새언니 이혼시키려고 오신 건 아니죠?” 그녀는 이 가능성밖에 생각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안 그랬다면 별 이유도 없이 초대받을 이유가 없었다. 유나연의 한 마디는 이 모임에서 아직 언급되지 않았던 가능성을 완전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금희도 심각해졌다. 오늘 모임은 유태진이 주선한 것이라 그녀도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 하지만 유나연의 말이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정식으로 모임을 만들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다. 잠시 후면 유태진이 박은영의 불임 문제로 이혼을 선언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이금희의 얼굴은 파랗게 질렸다. 생각만 해도 너무 보기 흉한 일이었다. 유씨 가문이 앞으로 사람 구실을 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었다. 이효정은 눈을 가늘게 떴다.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애들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봅시다.” 나혜주는 더 이상 말을 보태지 않았다. 박은영과 유태진의 일에 대해 아는 바가 많지는 않았지만 이혼 문제에 대해서는 잘 안다고 자신할 수 있었다. 박태욱은 나혜주의 어깨를 토닥이며 눈빛으로 말했다. “은영이가 올 때까지 기다려 봅시다.” 확실히 유씨 가문 쪽 상황은 그들의 예상과 달랐다. 나혜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창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그때, 문 앞에서 가정부의 목소리가 들렸다. “대표님이랑 사모님 들어오십니다.” 방 안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문 쪽을 바라보았다. 다들 복잡한 심경을 느끼고 있었던 탓에 분위기는 순식간에 묘해졌다. 유나연은 손을 꼭 잡고 들어오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둘이 화해했어요?” 유나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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