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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그 방법을 떠올린 밤, 심가희는 한숨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믿을 만하면서도 실수하지 않을 배우를 구한다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다. 밤새 뒤척이며 머릿속으로 수십 가지 시나리오를 그려봤다. 다음 날, 회사에 도착했을 땐 이미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때, 하수혁이 사무실 앞을 지나가다 문을 밀치고 고개를 내밀었다. “어디 가서 도둑질이라도 했어?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왔네.” 심가희는 의자에 몸을 기대어 축 늘어진 채 중얼거렸다. “사람 좀 훔치느라 밤새웠어요.” 하수혁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피식 웃었다. “은영이가 도둑 1호면 넌 2호니까 괜히 경쟁 붙이지 마라.” 심가희는 그의 비꼬는 말이 얄미웠지만 반박할 기운조차 없었다. 어차피 모두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가 심준영을 미친 듯이 사랑한다고. 그러니 결혼을 취소하겠다는 말도 그저 일시적인 감정 폭발로밖에 들리지 않을 터였다. ‘그러니 아빠도 파혼을 반대하시는 거겠지.’ 하수혁은 장난을 멈추고 문을 닫았다. 평소엔 시끄럽고 활발하던 그녀가 오늘따라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그는 다가와 그녀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열은 없네... 근데 왜 이렇게 안색이 안 좋아?” 심가희는 그 손길을 올려다보다가 쓸쓸하게 웃었다. “수혁 오빠.” “응?” “오빠가 보기엔... 내가 결혼할 확률 몇 퍼센트인 거 같아요?” 그의 손끝이 잠시 멈췄다. 시선이 천천히 내려와 그녀의 얼굴에 닿았다. “지금, 진심으로 묻는 거야?” 심가희는 고개를 숙이며 힘없이 웃었다. “어이없죠? 되게 유치한 질문이지 않아요?” 하수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더 이상, 그가 알던 심가희가 아니었다. 항상 당당하고 활발하던 그녀가, 지금은 마치 김빠진 풍선처럼 힘없이 보였다. 그는 여전히 그녀의 이마 위에 손을 얹은 채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오빠? 무슨 생각 해요?” 그제야 하수혁은 정신을 차렸다. 손끝을 살짝 움직여 그녀의 이마를 톡 건드렸다. “너희 집에 있는, 타자 칠 줄 아는 그 고양이 말이야.” “네?” “다음에 그 녀석이랑 한 번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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