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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이혼하자는 거야?

“그럼 이혼하자는 거야?” 유수진은 아무런 표정 없이 말했다. “나는 언제든지 괜찮아.” 한경민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른 듯 유수진에게 다가가 키스하려 했다. 그러자 유수진은 역겨워하며 힘껏 그를 밀쳐냈다.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한경민은 아픔에 술이 거의 깼다. “술주정은 다른 여자에게나 해. 참는 데도 한계가 있으니까. 꺼져!” 오늘 강미나에게 그런 일이 있게 된 것도 사실은 한경민 때문이었다. 밖에 여자를 두었을 뿐만 아니라 그 여자가 유수진 앞에 와서 나댔기 때문에 강미나도 유수진을 위해 나서다가 경찰서에 끌려간 것이다. 비틀거리며 일어난 한경민은 어두운 눈빛으로 물었다. “아직도 주이찬을 못 잊은 거야? 그 사람 결혼하는 거 알아?” 그 말에 마음이 무거워진 유수진은 한경민을 문밖으로 끌어냈다. 산타를 배운 유수진이라 한경민은 상대가 되지 못했다. 한경민은 불쾌한 듯 발로 문을 세게 걷어찼다. “여긴 우리 집이야. 나갈 사람은 너라고. 문 열어! 네 유씨 가문이 해외에서 우리 한씨 가문 도움을 받아야 하는 거 몰라? 주제도 모르고 건방지게 굴지 마! 젠장, 몸 더럽게 굴린 년이 왜 깨끗한 척이야!” ... 한경민의 말은 점점 추잡해졌지만 유수진은 묵묵히 TV 소리를 최대로 키웠다. 침대 위에 넥타이가 있는 것을 보고는 쓰레기통에 던져버린 뒤 계속 머리를 말렸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엔 연예 뉴스가 나왔다. [인기 여배우 허민영 씨, 영화제 참석. 약지에 다이아몬드 반지를 낀 채 얼굴에 흐뭇한 미소를 보임, 신유 그룹 주이찬 대표와 좋은 소식이 임박...] 유수진은 TV를 껐다. 이때 밖에서 김경숙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한경민을 달래어 데려갔다. 정리를 마치니 이미 한밤중이었지만 유수진은 아직도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강미나와 주이찬이 번갈아 생각나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한 유수진은 날이 밝자마자 경찰서로 향했다. 하룻밤 사이에 강미나는 많이 수척해져 있었다. 워낙 강한 성격이라 모든 걸 마음속에 묻어두는 스타일인 강미나는 구치소에 갇힌 상황임에도 유수진을 위로했다. 유수진은 마음이 아팠다. “걱정하지 마. 널 꺼낼 방법 내가 꼭 찾을 테니까. 공무원 시험에 못 붙으면 우리 회사로 와.” “나 괜찮아. 다 운명인 걸 뭐. 나 걱정하지 마. 여기에 평생 있을 것도 아니고.” 강미나는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척한 태도를 보였지만 유수진은 그녀가 한경민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경찰서를 나선 유수진은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결국 주이찬을 찾아가기로 했다. 비웃음과 조롱을 당해도 강미나를 꼭 구해야 했다. 하지만 신유 그룹은 유수진을 들여보내 주지 않았다. 주이찬도 계속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점심이 다 지난 후 유수진이 포기하려고 할 때, 흰색 승용차가 회사 건물 입구에 멈췄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189센치의 훤칠한 키에 탄탄한 체형과 뛰어난 품격을 뽐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느껴지는 도도함과 당당함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였다. “주이찬.” 유수진이 급히 다가갔다. “어제 일은 정말 오해였어. 강미나는 고의가 아니었어. 나를 위해서 그런 거야.” “유수진 씨가 사람 보는 눈이 너무 높은 걸 어쩌겠어. 그런 남자나 만나니.” 주이찬은 소매를 잡아당기며 비꼬았다. “갖은 방법으로 재벌 집 아들을 원했던 것도 네 운명을 바꿔서 화려하게 살고 싶어서 그랬던 거 아니었어? 이런 일이 생겼는데 나 같은 전 남자친구를 찾지 말고 현재 남편에게 가야지.” 유수진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옛정을 봐서...” 주이찬은 피식 비웃었다. “유수진, 웃기지 마. 나 같은 천한 사람이 잘난 유수진 씨와 무슨 옛정이 있다고 그래. 내가 어떻게 감히 잘난 유수진 씨를 함부로 넘보겠어.” 유수진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이는 유수진이 과거 주이찬을 모욕했던 말이었다. “감정 같은 건 그냥 즐기면 되는 거지, 내가 너랑 사귄다고 해서 결혼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나는 호주로 유학 갈 거야, 우리 좋게 헤어지자. 어쩌면 내 결혼식에 너를 초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옛정? 우리 그냥 어릴 때부터 서로 알고 지냈을 뿐이야. 너와 나는 같은 레벨의 사람이 아니야. 그냥 즐기면 되는 거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우리 아빠 엔터테인먼트 회사 대표야. 매년 수천만 원의 수익을 내는데 그게 말처럼 쉬운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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