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미련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울며 겨자 먹기로 돌아선 유수진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남자는 무표정한 얼굴을 한 채 한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여전히 잘생긴 그의 얼굴은 조금 허약해 보였다.
“몸은 괜찮아?”
그녀가 한마디 물었다.
“안 괜찮으면 어쩔 건데? 네가 의사도 아니고.”
칼같이 날카로운 그 말에 유수진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았고 주이찬은 차갑게 웃었다.
“재수가 없는 건지 밥 먹으러 나와서 보기 싫은 사람까지 다 보네.”
유수진은 바늘방석에 앉은 것처럼 불안해 보였고 아무 말이 없었다.
이렇게 넓은 의성에서 왜 자꾸 주이찬을 만나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 귀국하고 1년 동안은 주이찬을 만난 적이 없었는데...
“왜 말이 없어? 다리라도 주물러 줘?”
남자가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아직도 나한테 그런 대접을 받길 원하는 거라면 당장 그 생각 집어치워. 그 정도로 네가 나한테 대단한 사람은 아니니까.”
“그런 생각 한 적 없어.”
유수진은 힘없이 얘기했다. 도지후는 잘 얘기해 보라고 했지만 주이찬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였다.
고민 끝에 유수진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남자의 눈빛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다리가 그렇게 부어 있으면 좀 가만히 앉아 있을 것이지...
“주이찬, 그 당시의 일은 미안했어. 너한테 그러지 말아야 했는데. 정말 미안해.”
그녀는 진심을 다해 사과했고 그한테 머리를 숙였다.
“내가 그렇게 밉다면 때리고 욕해도 좋아.”
예전의 고슴도치 같은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주이찬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더 짜증이 났다.
유수진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지난 일은 그냥 지나가게 하자. 화내고 싶으면 나한테 화내. 네가 이젠 그 일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어.”
“난 이미 결혼도 했고 너도 곧 허민영이랑 약혼하잖아. 우리 두 사람 모두 새 삶을 시작해야지.”
남자는 그녀를 쳐다보고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날 밤 오아시스에서는 내가 술에 취해 헛소리를 한 거야. 넌 그걸 믿었어?”
그는 비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지금 내 신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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