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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데다 의식까지 흐릿해진 남하연은 들것에 실려 황급히 옮겨졌다. “학생, 대체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누가 괴롭힌 거니?” 응급처치를 하던 보건 선생님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남하연은 종잇장처럼 창백한 얼굴로 고통에 입술을 미세하게 떨면서도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저었다. “실수로 발을 헛디뎠어요.” 남하연의 부러진 다리에는 깁스가 둘렸고 여기저기 생긴 찰과상은 소독약으로 말끔히 닦였다. 하지만 처치가 끝나자마자 그녀는 교실로 돌아가겠다며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 남하연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1분 1초가 소중했다. 그녀는 황성민과의 기억이 깃든 이곳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다시 교실로 돌아온 뒤, 황성민은 그녀를 단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다음 날, 그는 아예 자리를 옮겨 진서아의 옆에 앉았다. 그날 이후 남하연은 교실 구석에 앉은 투명 인간이 되었다. 게다가 한때는 오직 자신만을 바라보던 그 소년이 다른 소녀를 그렇게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을... 매 순간 눈앞에서 지켜봐야 했다. 황성민은 진서아에게 문제를 차분히 설명해 줬고 따뜻한 물을 떠다 주었으며 그녀가 조금이라도 미간을 찌푸리면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디 불편해?” 또 진서아가 춥다고 하면 그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겉옷을 벗어 그녀의 어깨에 포근히 덮어주었다. 그 장면들은 무딘 칼날이 되어 남하연의 심장을 느릿하게 도려냈다. 그녀는 아프다 못해 비명이 터져 나올 것 같았지만 마치 스스로에게 벌을 주듯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 순간 눈앞의 장면은 남하연을 찬란했던 과거로 끌어당겼다. 예전의 황성민은 수업 시간에 몰래 쪽지를 건네기도 했고 선생님이 뒤를 도는 찰나를 틈타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기도 했다. 신발 끈이 풀리면 사람들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무릎을 굽혀 직접 끈을 매어주던 그가... 이제는 그 다정함을 다른 사람에게 준다. ... 그날 야간 자율학습 시간, 예고도 없이 교실 전등이 꺼지며 사방이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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